김한호.gif

김한호 목사

아이(i)교회

 

새벽기도를 다녀온 아내가 아침부터 “레몬을 사야”한다고 합니다.
필자는 아내에게 “산책을 갔다가 레몬을 사러 가면 어떠냐?”고 먼저 산책을 같이 가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늘 걷는 길을 그 날도 아내와 같이 걸었습니다. 그런데 한 집 앞에 큰 봉투가 있고 그 봉투 앞에 ‘Free’라고 글자가 쓰여 있는 것입니다.
무엇이 봉투 안에 들어있는데 Free인지 궁금하여 봉투 안을 들여다보니까 싱싱한 레몬이 가득 들어 있는 것입니다. 아내와 필자는 너무나도 기뻐하고 신기해하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 말을 필자는 아내와 몇 번이나 주고받았습니다.
그리고는 봉투를 들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있었던 일을 설명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그 감격은 주일 날 교회에 가서 교우들에게도 이 사건을 흥분하여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 날 예배는 자연예배로 공원에서 드렸습니다. 공원 의자에 앉아 필자의 발밑에 있는 개미를 바라보다가 빵 부스러기를 떨어뜨리게 되었습니다. 순간 개미가 가서 동료들을 데리고 왔던지 여러 마리의 개미들이 보입니다.
그리고는 개미들이 열심히 빵 부스러기를 나르기 시작합니다. 개미들은 제가 준 것을 모를 것입니다. 그들이 아는 것은 이 모든 먹이가 ‘Free’라는 사실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지 그들은 저의 얼굴을 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개미가 먹이를 주워간 것은 개미가 인정하던 안하던 자기의 노력이 아니라 필자 때문이었습니다.

 

레몬-01.gif


필자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개미는 먹이를 갖고 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자, 개미의 모습이 마치 필자의 모습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이 필자의 삶에 얼마나 많은 레몬 이상의 것을 주었는데, 필자는 눈앞에 보이는 Free 레몬을 보고는 감동이 되어 흥분하여 힘주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 중 가장 값진 것 즉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위해 한 푼의 대가도 없이 Free로 주셨다는 사실에 대하여 이렇게 흥분하여 자녀들에게 아내에게 교우들에게 이야기 하였는지 생각해보니 왠지 개미처럼 눈앞에 보이는 먹이만 보고 좋아서 나르는 필자의 모습이 초라해 지기 시작합니다.
 음력 8월 15일인 이 추석은 다른 말로 ‘한가위’ 라고도 하는데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가을의 한가운데이기도 한 추석은 무더운 더위도 물러가고 서늘한 가을철로 접어들고 들판에 오곡이 무르익어 황금빛으로 물들며 온갖 과일이 풍성한 명절입니다.
이는 오곡백과의 풍성한 수확은 인간 노력의 대가이기 보다는 신의 은총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 사람들은 추석에 신이나 혹은 조상에게 감사를 드렸던 전통이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이번 추석에 레몬 보다 더 값진 것을 Free로 가득 받음을 감사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신나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까?

목회자컬럼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