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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희 사모

 

미 남부에 어느덧 10여년 살아가며 미동북부 지역에서 전혀 경험치 못했던 경험과 풍습들을 종종 경험케 된다.
그 중에 하나가 지역마다 있는 미인대회(Beauty Pageant) 이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서부터 시작하여, 어린 소녀, 틴에이저, 미스, 미세스…. 각종행사나 축제 때면 미인대회가 절정을 이루게 되는데, 지역마다 경쟁이 대단하다.
이 지역의 보통 가정의 많은 소녀들은 이런 미인대회에 나가 아름다운 의상을 입고 크라운과 트로피를 타는 꿈을 꾸며 자라나는 것이 생활화 되어있다.
나는 처음엔 이런 행사들이 낯설었지만, 요즈음엔 아이들이 일찍 사회에 적응능력을 배우고, 자신감들을 찾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한해의“미의 여왕”이라는 공식 칭호를 받음으로써, 개인과 가정, 마을의 기쁨과 자랑이 됨을 알게 되었다.
한 가정에서 딸 아이를 미인대회에 출전시키려면, 부모의 적극적인 열성은 물론이요, 일가친척과 이웃들의 후원이 따르게 된다.
이들은 한 번의 출전을 위해 고가의 의상을 마련해야 되고, 어린 아기들은 영문도 모른 채, 거울 앞에서 화려한 색깔과 번쩍이는 불편한 옷에 익숙해져야만 한다.
또한 한 번의 손놀림과 무대 위에서 우아한 몸매와 걸음걸이를 위해, 수도없이 걷는 연습을 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미소를 짖기 위해, 치아교정은 물론이요, 미소짓기훈련, 음식조절은 기본이다.
그리고, “미인”이라는 공식 타이틀을 얻게되면, 지역사회에서 롤모델로 사회봉사에 나서야 하며, 각종 모금행사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를 벗어난 더 큰 대회에 나가기 위해 광고 후원자를 모집해야 하며, 개인코치를 두고, 그들을 통해 미의 여왕이 되기 위한 각종 매너, 장기, 말하기등 개인교습을 받아야 한다.
어렸을 적엔 주변의 권고로 나가지만 커서는 자신의 의지와 결단 없이는 미의 여왕의 꿈을 이룰 수 없다.
많은 소녀들은 이런 고된 과정을 통해 그들의 내면은 성숙되어 가고 결국, 자신의 길을 찾아 나간다.
나는 그들을 지켜보면서 미인이란 그냥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진 훈련과 절제, 자신을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져 가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몇 달이 지나면 빛이 발할 크라운 하나를 얻기 위해 온갖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며 저들의 시간과 물질, 절제와 노력을 하고 있다.
요즈음 지역마다 한창 열기를 더해가는 미인대회 속에 “생명의 면류관”을 위해 너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나를 파고든다.
그것은 사도바울의 고백처럼“나는 훌륭한 경주를 달렸고 달릴 길을 마쳤으며 믿음을 지켰다.
이제는 나의 상급인 의의 면류관이 나를 기다릴 뿐이다(딤후4:7-9)”라는 후회함이 없는 삶을 나도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다.
그러나 막상 오늘도 일상의 삶에 맴돌다 보니, 남을 위해 내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거나, 서로를 독려하여 고통받는 이웃들을 돌보아 줄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만 것이 아닌가라는 자책감이 있다.
평생을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왔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막상 나의 크라운이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이처럼 당혹스러울 일이 어디 있을까! 다시 세상에 다녀오겠다고 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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