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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삼 목사

 

한국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갈피를 잡지 못하겠습니다.
오늘은 여당이 궁지에 몰리고 날이 새니까 야당이 말문이 막혀버리고. 그런가 하면 리비아 사태로 세성은 온통 시끄러울 뿐입니다 진정 주님의 재림은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신이 없이 돌아갑니다.
교회에서도 무엇인가 정신없이 돌아가지 않으면 잠자는 교회라고 매도합니다. 이제는 조용히 생각하는 낭만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대 풍조 속에서 우리가 조용히 앉아 룻기를 펼치고 거기 담긴 아주 오래된 옛 이야기를 반추해 보는 것도 큰 위안과 함께 삶의 대한 잊혀진 진리를 깨닫게 해줄 것입니다.
여기 몇 번에 걸쳐서 룻기를 묵상하려고 합니다. 이사한다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생활터전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 친지들과 이웃들을 떠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정착지에서 가정을 꾸미는 것은 모험이 따르며 어려운 일입니다. 미국에 와서 다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롯기에 나오는 엘리멜렉은 어쩌면 책임감이 강한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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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년이 들자 가족을 살려야겠다는 그의 모습에서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칭찬할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잠시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그가 베들레헴을 뒤에 두고 모압으로 간 것이 현명한가 하는 것입니다.
세상적인 관점으로 보면 당연하고 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흉년을 앉아 당하는 사람을 오히려 바보라고 할 터이니까요 그러나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의 땅을 버리고 세상으로 나간 것이 잘한 일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는 흉년은 피할 수 있었지만 죽음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감옥에 갇혀 있을 때 탈출을 권유하는 제자들을 향해 사람이 죽지 않는 땅이 있으면 말해보게 그런 곳이 있다면 당장 그곳으로 도망가겠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징계를 피해 숨을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엘리멜렉은 유다 땅을 떠나게 되면 하나님의 축복 권에서 떠나게 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늘날도 예수 믿다가 이유야 어떠하든 하나님의 품을 떠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 룻기에서도 10년이 자니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흉년 때문에 떠났는데 무엇이 잘못입니까? 교회에서 누구 때문에 떠났는데 무엇이 잘못인가? 하며 상처를 주고 떠납니다.
과연 잘한 일인가?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에 흉년을 내리심은 의미 없는 일이 아닌데도 무엇이 잘못 되어서인지 깨닫고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엘리멜렉은 그 땅을 떠나가면 모든 것은 피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하나님이 운행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베들레헴의 뜻은 떡집입니다.
그런데 그 떡집에 양식이 없다니 베들레헴에 기근이 든 것은 이상한 모순처럼 여겨집니다. 그렇지만 기근은 땅에서 가끔 있었던 일입니다. 이런 일은 우리가 자주 대하지 않습니까? 삶의 슬픔은 이렇게 생각지도 않았는데 뜻밖에 다가오기도 합니다.
부자가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는 것, 그렇게도 건강하던 사람이 별안간 병석에서 신음하는 것, 어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며칠 후에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은 없습니까?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그의 나라와 그의 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할 뿐 아니라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서도 기도하라고 참새 한 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아시며 궁핍한 자에게 냉수 한 그릇을 주는 것까지 주목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굶주림을 흉년이 들어 고생하는 것을 모른 척 하실까요? 엘리멜렉이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모압으로 이주한 가장의 책임을 칭찬하면서도 베들레헴에 남아서 기근을 이기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에덴동산은 온갖 것이 다 있었으며 고생도 없는 낙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담의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으로부터 쫓겨나게 되었을 때 그는 에덴동산을 잃게 되었으며 수고하고 고생하며 방황하는 신세가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아담처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되면 방황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떠나 방황하는 동안에는 결코 행복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인식하고 어떠한 어려움이 찾아와도 그분을 떠나지 말고 순종하며 승리해야합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니 흉년을 보낸 것도 하나님이시니 그 속에서 어떤 섭리를 깨닫고 승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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