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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삼 목사

 

제 2차 대전 때의 이야기입니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프랑스군과 독일군이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별빛만이 아롱지는 이 살벌한 전쟁터는 죽은 듯이 고요했습니다.
이때 참호 속에 앉아있던 한 프랑스 병사가 너무나도 고향이 그립고 집 생각이 나서 자기도 모르게 무심코 낮은 휘파람 소리로 크리스마스 캐롤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가 강을 건너 독일 보초병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독일 병사도 그만 향수에 젖어 그 멜로디를 따라 휘파람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서로 죽여야만 하는 원수인 두 병사의 크리스마스 캐롤이 점점 커졌습니다.
고향생각에 추위에 떨며 우수에 잠겨있던 군인들 마음속에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모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고요하던 살벌한 전쟁터가 순식간에 음악회가 되었습니다. 강가의 어둠을 몰아내듯이 우렁찬 코랄이 양쪽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적군도 없고 아군도 없습니다. 오직 한 목소리로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는 인간들만이 있었습니다. 모든 병사들은 목이 터져라고 또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들었던 총을 놓고 모두 벌떡 일어나서 소리 높여 또 부릅니다.
참으로 기쁜 성탄을 마지 하였습니다. 이 광경을 본 양쪽 대장들은 서로 의논 끝에 전쟁을 3시간 휴전하고 성탄 예배를 같이 드리고 파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3시간이 지나자 서로 총을 잡았습니다. 이것이 인간입니다.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도 성탄을 맞이한 사람들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어떤 심리학교수가 40여명의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란 단어를 주고 생각나는 것을 하나씩 적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대답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추리, 가시나무, 선물, 칠면조, 휴일, 캐롤, 산타클로스, 등이었으나 예수의 탄생이라고 적은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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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것이 오늘날 사람들이 성탄절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요? 사람마다 종종 걸음으로 모두 발걸음이 바쁘고 들떠있습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2:14) 그런데 오늘의 현실은 크리스마스가 즐거운 날 복된 날이 아니라 비참한 날로 바뀌어 가고 있는 현실을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사회학자들은 말하기를 크리스마스 때에 사람들은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자살을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진정한 크리스마스는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가진 자와 없는 자를 더욱 드러내는 현실이 되어 가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린아이들은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선물 받는 날로 알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모두 선물 준비하기에 등골이 휘어집니다. 물론 있는 사람들은 이날에 자기의 재력을 더욱 뽐낼 수 있으니 마냥 기쁘기만 하겠지요. 모여 술에 취하기도 합니다.
각종 모임이 수없이 치러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우리들의 생활에 과연 무슨 영향을 주었습니까? 자살자의 증가, 죽이고 죽는 세상 싸움판 가정의 파탄 마약의 난무 이것이 성탄을 기뻐하며 외치는 자들의 모습일까요? 바다와 육지에서 공중에서 쉴 새 없이 핵폭탄의 시험은 꼬리를 물고 언제 지구를 순식간에 없이 할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세계에 하나님이 주신 동산에서 쫓겨나고 불행한 인생으로 꾸역꾸역 태어나선 오늘도 내일도 굶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수백만의 아세안인 아프리카인 남아메리카인 이런 세상에서 서로 잘 살려고 남은 어떻게 되던 나만 하는 악착같은 세계에 도처에 데모요 정치인은 권력에 눈이 어둡고 사리사욕과 부패로 평안한 날이 없는 세계에 아 캄캄한 오늘도 내일이여 불쌍한 인간들이여 시한폭탄을 가슴에 안고 있는 이 캄캄한 밤에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이 밤에 천사들이 외쳐 찬송하기를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는 천사의 소리가 과연 들리기나 할지 한 밤중에 양떼를 지키는 적은 무리에게 천사가 가로되 무서워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하는 어두움을 뚫고 들려오는 기쁨의 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적은 무리에게 참된 기쁨의 소식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소리가 들리십니까? 아니 이 찬양소리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우리도 이 세상 사람들처럼 뜻 없이 들떠서 이번 성탄을 맞이할 것이 아니라 감사와 찬양과 경배하는 마음으로 성탄을 맞이해야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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