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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순호 목사
<S.V 노인선교회 회장>

 

 

아빠가 새로 사다 준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신나게 놀던 성진, 네가 느닷 없이 Mommy  mommy  하며 내 얼굴을  처다보고는 실망하던 그 표정, 네 옆에서 새 인형을  자기 얼굴에 비비며 귀엽다고  하던  쌍둥이 누나인  한나도 덩다라 마미 마미 하며 현관 문을 처다보던  그 애처로운 모습이 오래 동안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구나!


 할아버지는 가슴이 찡했다.


너희들이 그렇게 보고싶어하는 엄마가 옆에 없으니 말이다.


할머니가 너희들이 좋아하는 밤을 삶아주고 고구마를 구어 먹이고 잘 먹는 김밥을 성의 껏 만들어주면  좋아하지만 엄마가 옆에 있는 것 보다는 못하지! 


할아버지가 너희들을  등에 업고 기어가며 송아지 소리  망아지 소리를 내며 같이 웃기도 하고,  공원에 가서 그네와 미끄럼 틀 타고  호수에서 짝 지어 노는 오리를 보거나 나무밑에 떨어진  도토리 알을 누가 많이 줍나 경쟁을 하며 놀아도 엄마가 없으면  재미 없지?


그래, 맞아!


엄마가 옆에서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고  말과 노래를 배워주고 그림도 같이 그리고 서로 손잡고  춤을 추면  좋겠지!


애들아 미안하다.


할아버지가  큰 부자가 되어  엄마에게 많은 돈을 주어 일 하지 말고 집에서 애들 만 키우 라고 하지 못하니.


사실 너희들이  언젠가는 알겠지만 많은 장난감이 쌓여있고 뛰어놀 뒷뜰이 있고 또 고등 교육 받은 불란서인  내니가 너희와 같이 언제나 놀아주고  매일 두 시간씩  많은 친구들과  같이 학교에서  말과  노래와 춤을 배울수 있는 것도 엄마 아빠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오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낮에는 너희들 옆에 없단다.


애들아 너희들이 다시 엄마를 찾을 때 할아버지가 하는 말을 기억할까? 


“ 엄마 지금 일하고 계신다, 저녁에  오시니 기다리자”라고   할아버지가  서울에서 한 교회를 섬길 때 가슴 아픈 일을 보았단다. 


40세 된 애 엄마가 죽었어, 그 분은 여학교 때  5월의 여왕으로 뽑히기도 한 미인이었고  아빠는 외국에 서  박사 학위를 받고 모교에 돌아와 교수로 일하기 시작한지 6개월이 될 때였지.


그 집에는 5살 난 외동 딸이 있었는데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몇 번 간적이 있으나  엄마가 죽은 것은 전연 모르고 있었단다.


그 애가 받을 충격을 염려해서 엄마가 요양을 갔는데 몇  달을 지나면 집에 올것이니 기다리자고 했단다.


그 애는 시도 때도 없이 엄마를 찾았지, 벨소리를 들으면  엄마 아닌가,  발자국 소리가 나면 엄마가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문을 쳐다보다가  실망을 했단다.


어떤  때는 너무도 엄마가 보고 싶어  문 밖에 나가 앉아서 기다렸지.


그 애처로운 모습을  보면  울지 않을 사람이  없었지. 


요양 갔다는 엄마는 몇달이 지나고 몇년이 지났으나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않았다.


 mommy 라고  부르는 소리가 애처롭기도 하지만  다른 면으로 는 독립정신을 키워가는  몸 부림이라고 자위 하고 싶다.


너희는 엄마의 탯줄을 끊을 때 부터 독립된 개체로 자라가기 시작 한 것이다.


처음에는  혼자 자는 것이 무서워 울며 엄마를 부르면 엄마는  와서 보고 이상이 없으면  잠깐  토다겨 주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고  너희는 더 크게 울다 지쳐서 자면서  강한 생존의지를 키워갔지.


(물론 지금은 그런 시기가 지났지만)


엄마의 살을 비비며 계속 자라지 못해서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엄마가 오래끼고 키운다고 해서 다 좋은 것 만은 아니란다.


오늘도 너희들이 CD 에서 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제법 큰 장난감 기타를 메고 줄을 튕기며 노래하다가  차고문 열리는 소리를 듣자 번개처럼 차고문 쪽으로 달려가더라.


문을 열고 들어오는 엄마는  손에 든 빽을  놓을 사이도 없이 너희들을  가슴이 으서지도록  끌어 안고 양 볼에 키스를 퍼 붙고 너희들은  I Love You 를 쏟아내고.


 그 때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는 보이지 않지?! 


엄마  아들 딸이  하루종일 모아놓았던 그리움,  비비고 싶었던  스킨쉽을  진하게 나누는 모습은  세상의 무엇 보다 더 아름답더라.


내일 모래  또  만나자  안녕!!!,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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