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머리 학생들은 도대체 뭐 하러 여기까지 온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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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에서 온 원어민 교사들이 지난 1일 충남 당진 동일교회에서 열린 영어캠프에서 200여명의 지역 청소년들에게 신앙 간증을 하고 있다.

 

충남 당진 시내 대형마트 앞에 영어를 유창하게 쓰는 26명의 외국 대학생들이 모였다.
외국인이라고 해봤자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지역에서 ‘이방인’의 출현은 금세 뉴스거리가 됐다.
“글쎄 교회에서 하는 영어 캠픈지 뭔지를 하기위해 왔다는 겨.” 이들은 당진 동일교회 어린이 영어캠프를 돕기 위해 내한한 자원봉사자였다.
충남 당진 시기리에 위치한 교회는 1차선 농로를 따라 2㎞를 들어가야 겨우 찾을 수 있는 농촌교회다.
동네주민이라고 해봤자 노인 100명도 안 되지만, 15년 전 농촌 흉가에서 시작한 교회는 12년 뒤 출석성도 2000명을 돌파했다.
교회는 다음세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어린이집과 시내학원도 운영한다.
웅변대회와 영어단어암기 캠프 등을 개최해 청소년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이런 시골 괴짜교회가 또다시 일을 저질렀다. 서울의 대형교회 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영어캠프를 개최한 것이다.
영어교육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농촌아이들에게 현장 영어를 제대로 가르쳐보겠다는 생각에서다.
강사도 원어민 9명과 한인2세 17명으로 영국 캠브리지대학과 런던대, 미국 보스턴대 등에 재학 중인 실력있는 학생들이었다.
교회는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왕복 항공편을 제공했다.
지난 1일 교회 교육관과 세미나실은 영어로 조잘대는 초·중등학생 204명으로 시끌벅적 했다.
2주 과정의 영어캠프는 5단계 수준에 따라 20개 소그룹이 운영된다.
오전 2시간, 오후 4시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듣기와 말하기 중심의 교육이 진행되며, 2주차 금요일에는 영성캠프도 열린다.
영국 국적의 베미 퍼사냐(21·여)씨는 10명의 초중학교 학생 앞에서 능청스럽게 수다를 떨며 통화하는 시늉을 냈다.
“여보세요? 에이미, 점심 때 영화 보러 가는 게 어때?” 상대역을 맡은 중학생은 수줍은 목소리를 냈다. “좋아, 영화 시간은 알고 있어?”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권민재(16) 군은 “당진에서 외국인을 만나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직접 대화도 하고 게임으로 배우니 영어가 새롭게 다가온다”고 좋아했다.
김영한(13) 군도 “원어민 선생님과 대화할 기회가 많아 그런지 2주 만에 영어가 조금씩 들리고 있다”면서 “선생님이 잘 모르는 영어단어를 영어로 다시 설명해주니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며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이런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수백만원의 참가비를 내야 하지만 교회가 경비 대부분을 담당했다.
성도들은 식비 일부를 책임지고 강사들을 위해 자택을 개방했다.
시골교회가 26명의 강사를 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영국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남승일(51) 옥스브리지센터 대표의 도움이 컸다.
남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교회가 다음세대를 위해 교육과 신앙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강사를 선발해 이곳까지 오게 됐다”며 “한국의 많은 교회가 동일교회처럼 자라나는 세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캠프 총괄팀장인 김수진(35·여)씨는 “다음세대를 키우기 위해선 영어를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담임목사님의 뜻에 따라 4년 전 4박5일 영어단어 암기캠프로 시작했다”며 “아이들을 위한 작은 시도가 이제 원어민이 직접 진행하는 진짜 영어캠프로 성장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김씨는 “지난해 캠프 참가자 중 성적이 좋은 학생 5명은 교회의 지원으로 영국에서 3주간 언어연수를 받고 있다”며 “캠프 참석자 중 교회에 정착하는 사례도 있으며, 자녀들의 신앙과 교육을 책임져주니 젊은 부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2차 캠프는 오는 8일부터 열린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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