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교협의회 등, 선교사 돌봄 관련 세미나 열어
복음 전도의 사명으로 타문화권에 들어간 선교사가 탈진 상태나 우울증에 빠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향을 떠나 낯선 문화권에 들어간 선교사들은 한 사람이라도 더 전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언어와 문화가 다른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후원 교회와 성도들에게 선교 사역의 결실을 보여줘야 하지만,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는 선교지의 여러 상황들은 선교사를 힘들게 한다.
말씀과 기도로 무장했다고는 하지만 선교사도 사람이다보니 탈진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선교상담지원센터(MCC) 이경애 공동대표는 “많은 선교사들이 탈진이나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탈진 상태에 있는 선교사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혼자서 여러 일을 벌이는 과정에서 ‘돈’과 ‘성’ 문제 등 좋지 못한 일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선교사들이 심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는 아직 없다. 하지만 선교 전문가들은 탈진과 우울증으로 선교를 포기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한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상담지원센터(MCC)가 11일 서울 노량진교회에서 개최한 ‘멤버케어 세미나’는 선교사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문제를 짚어보는 자리였다.
연세의대 정신과 전우택 교수는 “여러 업무 유형 중에서 선교사직은 ‘타버린 재’를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면서 “선교사들이 탈진에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의 부족, 업무에 대한 제한된 조절 능력, 중요한 결정에서 배제, 공동체 의식이 일터에 없는 경우 등이 탈진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속단체와 후원교회의 통제 속에서 선교사 스스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열정 많은 선교사들이 탈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선교사가 탈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심적 상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개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교 사역의 열매만을 중시하는 한국교회의 풍토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 교수는 “선교는 ‘가늘고 길게’라는 인식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짧은 시간에 사역의 열매를 얻기 위해 열정적으로 달리는 한국교회 선교의 특성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선교에 헌신적인 한국교회가 계속해서 선교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선교사 개인의 심리적 상태까지 파악해 도움을 주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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