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교회에 출석했는데, 교회 목사님이 한 달에 30만원씩 도와줄테니 교회를 잘 다니겠다는 각서에 서명하라고 했습니다.
깜짝 놀라 나왔습니다…신앙은 자유가 아닌가요?”(30대 탈북자)
“이단시되는 B교회에 다닙니다. 400명 정도 다니는데 석 달만 다니면 그 다음 달부터 현금 20만원과 석 달에 한 번 쌀 10㎏과 밑반찬을 나눠줍니다.
교회에 가서 돈 받는다는 것이 좀 꺼려지긴 하는데 어쩌겠습니까. 직업 잡기도 힘들고 생활에 보탬이 되니까….”(60대 탈북자)
‘돈(교통비) 주고 탈북자 유치하는 교회.’ 드러내놓고 말하기 편치 않지만 일부 한국교회에서 볼 수 있는 ‘불편한 진실’이다.
교회가 탈북자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복음 전도보다 금전적 지원을 앞세우면 신앙이 덜 성숙한 일부 탈북자들이 더 많은 교통비를 주는 교회로 이동하거나, 여러 교회에 출석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탈북자들 중에는 교회가 제공하는 돈만으로 생활하거나 돈을 많이 준다는 이유만으로 이단·사이비교회에 출석하는 이들도 있다.
이 때문에 재정이 넉넉지 않은 탈북자 전문 교회들은 존폐의 기로로 몰리고 있다.
㈔탈북동포지원한국교회연합(상임회장 김충립 목사)이 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2회 탈북동포 지원 정책토론회’에서 탈북자인 정순희 길동무교회 목사는 이 같은 사례와 문제점들을 분석한 글 ‘문화를 통해 본 탈북자선교방법’을 발표했다.
정 목사는 “무엇보다 탈북자들에게 ‘교회’에 대한 인식을 처음부터 바르게 가르쳐주지 못한다면 교회는 돈을 받는 곳, 탈북자들을 도와주는 곳으로만 생각하게 만들고 ‘복음’은 의미를 상실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철호 새터교회 목사는 “전도현장에서 탈북민을 만나 전도하면 이들은 ‘다른 교회에선 월 얼마씩 주는데 당신 교회는 얼마를 주겠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하곤 한다”며 “탈북민들을 위한 교회의 지원이 ‘몸값’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목사는 글에서 탈북자 선교의 모범사례들도 발표했다.
안동동부교회에 출석하는 40대 여성은 “처음 교회에 갔을 때 권사님 한 분이 딸처럼 대해주셨다.
전화로 안부를 물어주고 반찬도 가끔 해다 주시고 남한문화의 이것저것을 가르쳐 주면서 정착에 도움을 주셨다”고 말했다.
상동21세기교회 70대 여성은 “교회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예배드리고 나올 때 손을 잡아주고 ‘잘 지내셨습니까’ 인사해 주니 사람대접을 받는 것 같다. 남한에 온 것이 꿈만 같고 하나님을 믿으니 마음이 평안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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