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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장애아동과 고아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말리 홀트(Molly Holt, 한국명 허만리)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이 17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홀트아동복지회는 말리 홀트 이사장이 이날 오전 6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홀트 이사장은 2012년 골수암을 진단받은 이후 투병 중이었다.


1935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화이어스틸에서 태어난 홀트 이사장은 1956년 한국에 입국해 봉사활동을 펼쳤다.


1967년부터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홀트복지타운 원장과 홀트아동복지회 이사,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홀트아동복지회 설립자인 부모의 뜻을 이었다.


홀트 이사장은 60여년간 장애인과 고아, 그리고 미혼인 부모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특히 팔순을 넘긴 고령에도 경기도 고양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300여명의 중증 장애인들을 돌봐, ‘말리 언니’로 불리기도 했다.


자신의 방도 따로 없었다. 장애인 4명과 더불어 한 방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많은데 이들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과거에 비해 한국의 사회복지가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힘들수록 더 힘든 사람을 생각하고 이들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35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화이어스틸에서 태어난 그는 오레곤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뒤 1956년 홀트아동복지회 간호사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60년 이상 한국에서 고아와 장애아동을 위해 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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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묻힌 양화진 외국인묘지 앞에서 홀트 이사장




홀트아동복지회를 설립한 아버지 해리 홀트, 어머니 버다 홀트의 뜻을 잇기 위함이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채 홀트복지타운의 장애아동을 돌보는데 평생 헌신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피폐한 한국에서 영아원·보육원 간호사로 일했고, 경남과 전남북을 돌며 무의촌 주민의 질병예방에도 힘을 쏟았다.


뇌성마비 등 특수재활의학에 관심을 갖고 미국에서 연구를 하기도 했다.
2000년부터는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으로 일했다.


국민훈장 석류장, 대한적십자사 인도장 등을 받았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차려졌다.


영결예배는 21일 오전 10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로 홀트복지타운 내 홀트장애인종합체육관에서 열린다.


장례는 홀트아동복지회장으로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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