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연구가로 산다는 것

조회 수 113 추천 수 0 2019.10.16 10: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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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



교회 역사와 이단을 연구하면서 처음엔 이 두 분야가 그다지 관련성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교회사 연구는 내가 좋아서 전공한 것이고, 이단 연구는 선친 탁명환 소장으로 인해 걷게 된 길이라 여겼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서로 다른 두 길이 아니라 하나의 길인 것을 깨닫게 됐다.


교회사에 나타나는 이단을 연구하면 그 시대 교회의 신학과 문제점들을 알 수 있고, 반대로 특정 시기의 교회를 연구하면 그 시대 이단의 발흥 배경과 오류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교회와 이단이란 주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이단의 특징(cult code)을 연구하면 당시 교회의 문제점들이 보인다.


이단들은 이를 빌미로 교회를 공격하면서 자신들이 타락한 교회의 대안이라고 그 존재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주위에 노출해 왔다.


반면 교회의 표징(church code)을 연구하면, 동시대 이단들의 교리적 오류가 명료하게 드러난다.
교회는 이를 통해 교회의 신앙과 신학을 정립해 왔다.


이단들을 연구하면서 나는 ‘왜 그들이 기독교가 아닌지’를 성경과 신학의 관점에서 변증하려고 씨름해 왔다.


즉 부정적인 접근을 시도해온 것이다.

요즘은 설교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들이 부러울 때가 많다.


나와는 달리 ‘우리의 복음이 무엇인지’ 긍정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것은 복음이 아니다’라는 비판적 접근보다 ‘이것이 복음이다’라는 긍정적 접근만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다.


의심할 여지 없이 기독교인의 우선순위는 ‘이단 비판’이 아니라 ‘말씀 사랑’이다.
이단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대처보다, 성경에 대한 온전한 믿음과 실천이 우선인 것이다.
하나님 말씀대로 살 때 이단 분별은 덤으로 주어지는 하나님 은혜의 선물이다.
성경은 기독교인 삶의 기본이다.


성경적 진리에 기초하지 않은 이단 비판은 무분별한 마녀사냥인지도 모른다.
교회의 신앙고백도 ‘너희가 틀린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는 것’을 공적으로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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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문가 배원준은 그의 책 ‘위조지폐 감별 이야기’에서 위조된 지폐를 알아채는 방법은 진짜 지폐에 익숙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진짜 화폐에 정통해야 위조 화폐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그는 가짜 화폐가 아니라 진짜 화폐 전문가이다. 기독교 이단 판단도 같은 이치이다.
성경과 신앙고백에 익숙해야만, 이단 교리를 신속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다.


진짜를 알지 못하면 가짜를 구분할 수 없다.


다양한 종류의 이단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어떤 이단들은 이단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또 다른 이단들은 정통 교회와 거의 비슷해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잘 위장돼 있다.


분명한 사실은 99% 정교하게 만들어진 위조지폐도 가짜인 것처럼, 이단 역시 완전히 이단이든지 아니면 약간 이단이든지 이단은 이단일 뿐이다.


복음이 기독교인의 최우선적 삶의 중심이다.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의 가르침처럼 복음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복음을 믿고 그대로 사는 것이다.


전혀 복잡하지 않다.


복잡한 것은 명료한 성경의 메시지가 아니라, 그 행간을 읽으려고 지혜를 짜내며 자신을 합리화하려 애쓰는 우리의 삶이다.


고상한 신학이 아니라 상식적인 신앙이 필요한 시대이다.


모든 신자가 성경대로 살아갈 때, 이단 분별은 값없이 주어지는 하나님 은혜의 선물이다.
이단에 대한 변증은 부차적이다.


어쩌다 한번 접하는 이단 전문가의 도전적인 이단 세미나보다, 교회 담임목사의 매 주일 설교가 귀하고 귀하다.


‘기독교와 무엇이 다른지’ 이단을 비판하는 것보다,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세상에 선포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사명이다.


이단 비판 특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단 연구가보다 복음 전도자의 삶이 더 귀하고 아름답고 부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부산장신대 교수·현대종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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