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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복남 장로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명성교회에서 열린 사역자 부흥 세미나에서 붕어빵 전도를 직접 시연하고 있다. 



“붕어빵이 참 잘생겼네요.”  


지긋한 노신사가 붕어빵 한입을 떼어 먹고는 칭찬을 건넸다. 


그리고는 말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여름에 붕어빵 먹기는 처음이네요. 이렇게 크고 통통하고 맛있는 붕어빵도 처음이고요. 그런데 왜 붕어빵을 그냥 나눠주세요? 아무리 공짜라도 왜 주는지는 알고 먹어야 할 것 같네요.” 


붕어빵 아저씨가 말했다. 


“아, 네. 각박한 세상에 이웃 간에 따뜻한 정을 잊지 말자는 뜻이지요.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요.”  


흐뭇한 미소를 짓던 노신사는 자신이 쓴 것이라며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알고 보니 그는 한 사찰의 주지스님이었다. 


주지스님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두 사람은 금세 친해졌고 그해 성탄절 예배에서 주지스님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주지스님은 이후에도 몇 번을 만나 식사를 하며 교제를 나눴고 또 예배를 함께 드렸다. 

붕어빵 아저씨는 오늘도 기도한다. 


예수께서 주지스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를. 


박복남(62·목포복음교회) 장로. 2011년부터 붕어빵을 매개로 본격적인 전도에 나서서 남녀노소, 타 종교인, 외국인 가리지 않고 다가가 복음을 전했다. 이렇게 길 위에서 만난 사람은 수만 명을 헤아린다. 


그들은 모두 붕어빵을 먹으며 자신의 얘기를 꺼냈고 어느덧 박 장로가 들려주는 예수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찾아오셔서 위로하시는 구세주를 경험했다. 


박 장로가 전도한 사람 중엔 이단에 빠졌던 청년, 우울증을 겪던 아기 엄마, 보살집 무속인도 있다. 


그의 전도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방식은 아니었다. 물티슈나 전도지만 나눠주고 휙 가버리지도 않았다. 


대신 붕어빵을 구우며 삶을 나눴다. 


노상(路上)에서 인격 대 인격으로 만난 것이다. 무속인과는 10회, 20회, 30회를 넘게 만나면서 친구가 됐고 마침내 예수를 전할 수 있었다. 


무속인은 지금 보살집 간판을 내렸고 행복한 여생을 보낸다. 


박 장로는 “단 한 명을 만나도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먼저 관계를 형성하고 사랑을 더하면 복음은 저절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그의 전도 방법은 간단하다. 붕어빵만 구우면 된다. 


밀가루 반죽을 붕어빵 틀에 잘 붓고 팥을 떼어 반죽에 적당히 올려놓으면 그만이다.


 붕어빵 익는 냄새가 솔솔 풍기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찾아온다. 


처음부터 “예수 믿고 천국 갑시다” 같은 말은 하지 않는다.  


“주로 그분들 사는 얘기를 들어요. 진심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공감하게 됩니다. 전도자들은 흔히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데요. 그러면 안 됩니다. 상대방 얘기를 들어야 합니다. 대화의 80%는 경청입니다.”


붕어빵은 한국 서민의 정서가 담긴 먹거리다. 


어렵다는 대학생 전도도 막힘이 없다.


붕어빵에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누구나 호감을 갖는다. 


“전도는 어렵고 특별한 사람만 한다고 생각해서는 못합니다. 절대 아닙니다. 전도는 만남입니다. 만남을 소중히 여기면서 삶에서 예수를 전해보세요.” 


차분하게 말을 잇는 박 장로는 1985년부터 교회를 다녔다. 기도를 받고 아픈 몸이 나으면서 예수를 믿었다. 


이후 호남신학대 신학과에서 공부했고 필리핀 PCU에서 목회학석사(M.Div.) 과정도 마쳤다. 

예수전도단과 인연이 닿아 제주 열방대학 전도팀장으로 섬겨 왔다. 


그러다 붕어빵으로 전도하자는 아이디어로 거리로 나갔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의 전도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전도자는 수천명에 이른다. 


박 장로처럼 붕어빵 기계를 차에 싣고 다니며 전도하는 사람이 150명에 달한다. 

최근엔 ‘붕어빵 전도행전(예수전도단)’을 펴냈다.


“전도는 어렵지 않습니다. ‘원본’대로 하면 됩니다. 성경만큼 분명하게 전도 방식에 대해 기록한 자료는 없습니다. 성경은 예수님께서 언제 말씀을 나누고 어떻게 사람들을 찾아 전도했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그대로 따라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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