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할 때까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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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사회책임 탈북동포회 회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제173차 선진 중국기원 및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지호소 기도회’를 갖고 있다.


지난 달 29일 오후 2시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 200여명의 탈북동포회 회원(회장 한금복·64·서울 새한교회)들이 줄지어 섰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들의 얼굴에는 결연한 표정이 역력했다.
잠시 숨을 고른 이들은 중국 후진타오 주석에게 보내는 ‘중국 정부는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라’는 제하의 항의 서한을 엄숙한 음성으로 낭독하기 시작했다.
“현재 90여명의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으로 압송될 안타까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중국 내 수 십 만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은 헌법상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탈북자들이 한국 또는 원하는 나라로 갈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북한 체제를 버리거나 배가 고파 탈북한 사람들이 왜 난민이 될 수 없는 지 묻고 싶습니다….”
기독교사회책임 탈북동포회는 2007년 여름부터 이 자리에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에 반대하는 기도회를 매주 수요일 개최해 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들의 기도는 1시간여 계속됐다. 일부 중국 국민이 자행하는 탈북자들에 대한 강제 노역과 탈북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및 성노예화 방지에 적극 나서 달라고도 했다.
탈북자를 구출하고 국내 정착을 돕는 ‘쉰들러프로젝트’와 ‘북한 식량지원운동’, ‘탈북자 정착지원운동’도 병행했다.
이들이 기도회를 연 것은 기독 NGO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총장인 김규호 목사가 이들의 남한 정착을 돕고 북한 동포의 인권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야한다고 회원들에게 제안하면서부터다.
탈북자들의 고초가 이만저만 아니라는 데서 모임은 시작됐다.
남한 생활도 쉽지는 않지만, 무엇보다 중국이 탈북자들을 체포, 매주 100여명씩 강제 북송하고 있다(본보 2003년 12월 6일자 1면 참조)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수년 동안 173회에 걸쳐 이어진 260여 회원들의 기도와 시위는 결국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간 무기력하기만 했던 우리 정부와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국내는 물론 세계도 탈북자 문제를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박선영 국회의원과 서경석 목사, 탈북자들의 단식 농성이 연일 이어졌다.
지난 해 4월엔 평균 연령 65세의 탈북자 여성 20명으로 구성된 ‘실버합창단 고향의 봄’을 창단, 공연도 펼쳤다.
전국 교회 등 20여 곳을 순회했다. 국회에서도 공연을 갖고 중국은 탈북자 북송을 즉각 중지하라는 목소리를 전했다.
시위가 계속되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이 이들의 손을 잡고 기도했고 생수·물수건·성경·책 등을 건네주고 갔다.
많은 이들이 힘을 실어주는 것에 용기를 얻곤 했다.
한금복 회장은 “탈북자 문제에 대한 세상의 무관심은 오랫동안 계속 됐지만 우리의 외침이 이제야 빛을 보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우리의 시위는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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