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연습을 하며 다른 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합창-01.jpg

▲ 소망교도소 합창단 지휘자 송병채 계장(오른쪽). 송병채 계장은 수용자들이 합창을 통해 변화하고 있다며 교회와 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경기도 여주 북내면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 이곳의 수용자들은 요즘 합창단을 만들어 연습이 한창이다.
"주님의 성령, 지금 이 곳에~~임하소서, 임하소서~~"
소망교도소 대강당. 중저음의 목소리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이 텅빈 강당에 울려퍼진다.
합창단복 대신 푸른 죄수복 차림이지만, 연습에 임하는 자세만큼은 진지하다.
다음달 10일에는 소망교도소 2주년 기념예배가, 그리고 27일에는 설레는 첫 외부 공연 무대(법무연수원)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연습시간. 수용자들로 구성된 합창단원들이 손을 자신의 귀에 대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먼저 자신의 소리를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 이어 테너와 베이스, 각 파트별 집중 레슨도 꼼꼼하게 이뤄진다.
음악공부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수용자들은 악보 보는 방법에서부터 다른 사람들과 화음을 맞추는 방법까지 하나하나 터득해 나갔고, 그러는 사이 수용자들에겐 내면의 변화가 서서히 찾아왔다.
김영식(가명, 소망교도소 합창단)씨는 "제 목소리가 튀면 합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제 목소리를 낮추고 다른 사람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해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같은 습관은 교도소 생활 속에서 다른 이들과 조율해나가는 데에도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지용(가명, 소망교도소 합창단)씨도 "교도소라는 곳이 혼자 큰 소리를 내어 무엇을 할 수 없는 곳인데, 찬양을 크게 부르면서 힘든 마음을 추스릴 수 있어 힘이 된다"고 말했다.
"힘들 때 찬양 부르면서 위로를 많이 받습니다. 눈물도 많이 흘렸구요. 제가 잘못을 저질러 고통을 받은 피해자를 생각하면서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피해자 앞에서 사죄의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소망교도소 합창단원들은 30여명. 출소자가 생길 때마다 인원은 변동되고 새로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선발한다.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송병채 계장은 합창지휘를 전공한 교정전문가이다.
그는 합창단원들을 선발할 때 합창을 통해 심성의 변화가 가능한 사람인지, 혹독한 연습 과정을 끈기 있게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인지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과연 이들과 합창을 할 수 있을까..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합창단을 만들고 한달 뒤에 개소 1년 기념예배 무대에 선 이들을 보고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의 표정이 정말 밝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송 계장은 소망교도소 합창단원들에게 교회와 사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음악에 기초가 없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외부 전문가들이 오셔서 강의를 해주신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부 공연 무대에 서야하지만 아직 합창단복이 없습니다. 뜻있는 분께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0여명의 소망교도소 합창단원들은 화음을 맞추며 남을 배려하는 능력을, 찬양을 통해 치유의 기쁨을 알아가며 내적 변화를 경험해가고 있었다.

전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