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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떠나 출석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는 이들을 이른바 '가나안 성도'라고 부른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즉, '안나가'를 거꾸로 읽으면 '가나안'이 되는데서 착안한 신조어다.


가나안 성도의 규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가나안 성도 현상을 연구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대략 200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나안 성도 현상을 두고 교회 안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신앙을 아예 버린 것이 아니라, 신앙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교회를 떠났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으로서 가나안 성도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교회를 떠났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대체로 맞서고 있다.


가나안 성도 현상을 연구해온 청어람아카데미 양희송 대표는 지난 주말,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성벽 밖 신앙'을 주제로 개최한 토크쇼에 참석해 가나안 성도 현상을 한국교회가 진지하게 연구하고 깊이 이해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가나안 성도 현상이 생긴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교회 대부분은 이들을 평가절하하거나 외면하고 있어 연구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했다.


가나안 성도들이 왜 교회를 떠나야 했는지 살펴보고, 이들이 교회를 떠나면서 던졌던 질문들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양 대표의 이야기다.


양희송 대표는 "정작 가나안 성도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면, 이들이 하고 있는 고민과 실험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실험들이 있다"며 "한국교회가 풀어가야 할 숙제들을 이들이 먼저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SNS에서 '교회를 떠났다'라는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이성민 운영자는 가나안 성도들의 경우 교회를 떠나는 순간부터 사실상 광야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이 약해 교회를 떠났다고 비난하지 말고, 그들이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들어보고,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성민 운영자는 "가나안 성도들에게 삿대질을 할 것이 아니라, 손을 내밀어서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희송 대표와 이성민 운영자는 가나안 성도 현상에 대한 정답을 섣불리 찾기보다는 진지하고 깊은 고민을 한국교회가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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