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앵커 어머니 권영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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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구역장 가방과 성경, 전도지를 들고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십자가 탑 앞에 선 권영희 권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전도왕’ 권영희(61) 권사는 MBC 김주하(38·기자) 앵커의 어머니다. 아나운서 출신의 스타 앵커 어머니이다 보니 세계 최대교회 전도왕인데도 딸에 혹여 부담이 될까봐 인터뷰를 꺼렸다. 권씨는 두 딸이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남편의 사업이 망해 파출부, 요구르트아줌마, 판매사원 등 고된 일을 끼고 살았다. 지하 셋방을 벗어나 풍족할 만큼 부를 축적한 것은 전도에 따른 축복이라고 믿고 있다. 이젠 안수 집사가 된 남편과 함께 복지관을 세워 소외당하고 가난한 자들을 보살피고 싶다는 권씨를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날 밤에는 그런 엄마가 자랑스러운 김주하씨가 흔쾌히 엄마의 팔짱을 끼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4년 연속 여의도순복음교회 ‘전도왕’이라고 들었습니다.
“네. 부끄럽습니다. 모두 하나님이 하신 일이죠. 전 심부름만 했을 뿐입니다. 2008년 102세대, 2009년 78세대, 2010년에는 116세대를 전도하니 교회에서 3년 동안 ‘전도왕’ 타이틀을 주더군요. 전도한 지 한 10년 됐는데 10등, 5등, 4등, 3등을 하다 4년 전부턴 쭉 1등을 하고 있지요. 그동안 수십 명의 구역장을 세웠고요.
이번 1·4분기에도 31세대를 전도해 전도왕이 됐습니다. 이번 부활주일엔 6명을 전도했네요. 권사 4년차인 올해는 150세대를 목표로 기도하며 전도하고 있습니다. 등록한 신자 중 80∼90%가 교회 정착에 성공하고 있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려요.”

 

-어떻게 전도를 하시기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대할 때 마음의 문을 열더라고요. 전도 대상자에게 밥을 사주고, 때론 쌀도 팔아주고 용돈을 주기도 하며 가진 것을 베풀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전도 대상자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린 적도 많아요.
무엇보다 전도할 때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한 영혼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일 것입니다. 한 영혼 한 영혼을 가슴에 품고 눈물로 간구하면 그 열정에 성령님이 감동하셔서 택한 백성, 잃은 영혼을 만나게 해 주시는 것입니다. 전도하러 나가기 전 기도드리고 성령님과 동행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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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딸 김주하 앵커와 함께한 권영희 권사(오른쪽). 딸은 엄마가 ‘주인공’된 것이 감사해 인터뷰 내내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힘든 인생을 살아오셨다고 간증하시던데요.
“네. 첫째 딸 주하가 일곱 살 때였어요. 가장인 남편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다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집안이 완전히 기울었어요. 살던 집을 팔고 남의 집 지하실에 세 들어 살게 됐지요. 그땐 정말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죠. 그런데 참 이상하죠. 실의에 빠진 남편과 어린 딸들이 눈에 밟히는 거예요(잠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래서 죽기를 각오하고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닥치는 대로 일했습니다. 요구르트아줌마, 파출부, 고기 판매사원 등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살아 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남편이 돈 잘 벌고 잘됐으면 교회에 안 다니고 예수도 안 믿었을 거예요. 지금 생각해 보면 모두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주신 연단에 감사드립니다.”

 

-교회에 나간 뒤 서원 기도를 드렸다던데요.
“실의에 빠진 남편이 재기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아침 금식 기도를 하니 남편이 새 직장을 얻는 귀한 체험을 했습니다. 또 두 딸을 높여주시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다고 서원 기도를 드렸어요. 특히 소외당하고 가난한 자들을 보살피며 믿지 않는 이들을 전도하겠다고 기도했지요. 이후 하나님은 제 기도에 모두 응답해 주셨답니다. 큰딸은 앵커의 길을, 작은딸은 교사의 길을 가게 하셨어요. 전 복음에 빚진 자입니다. 이 생명 다하는 그날까지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예수 믿고 재물의 축복도 많이 받으셨다죠.
“아파트나 빌라를 사기만 하면 재개발 지역 등으로 선정되면서 가격이 두 세배로 뛰곤 했죠. 전도하러 다니며 귀동냥한 부동산 지식이 도움을 준 셈이죠. 그리고 돈을 벌 때마다 십일조를 꼭 냈어요(10의 2조를 낼 때도 많았다고 했다). 가족이 하나둘 취직될 때마다 감사헌금을 많이 냈죠.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복에 복을 더하시더라고요. 30년 전 빈털터리였던 저희 가족이 지금은 큰 부자는 아니지만 먹고 쓰고 남을 만큼 풍족할 정도가 됐어요. 성경 말씀처럼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니’ 재물의 축복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 섬기면 나머지는 보너스입니다. 전도하면 망했던 것도 다 채워주실 것이라고 간증하곤 합니다(갑자기 그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특별히 영적인 부자가 되게 하셨음을 더더욱 감사드립니다.”

 

-전도하시면서 힘드신 점은 없나요.
“왜 없겠어요. 사람들이 별별 질문을 다 하세요. ‘난 죄인이 아니다’, 심지어 ‘예수 믿고 천국가세요’라고 전도하면 ‘죽어 봤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답니다. 그러면 ‘성경 말씀은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으며 모두 예언이 이루어졌다’고 차근차근 말씀드리면 그제야 수긍하곤 하지요. 마음의 문을 여는 사람은 사실 10명 중 1명도 채 안됩니다. 하지만 전도를 해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으로 매일 4∼5시간 전도하러 다닙니다. 공원 지하철 버스정류장 병원 목욕탕 등 사람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가 입을 연답니다. 항상 목이 쉬어 있지만 한 영혼을 전도할 수 있다는 기쁨에 항상 힘이 솟구치곤 한답니다.”

 

-자녀 교육 잘 시켰다고 소문이 났던데요.
“딸 둘을 키웠어요. 고난 가운데서도 비뚤어지지 않고 자라주어 너무 감사하죠. 두 딸은 중·고등부 때 성가대도 하고 교회 주일학교 안에서 곱게 자랐답니다.
이제 좋은 남편 만나 결혼을 해 교회 집사들로 섬기고 있지요. 교회학교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요즘은 딸들이 엄마를 따라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전도를 하곤 한답니다.”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권사이신데요.
“처음엔 다른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어요. 17년 전 뜨거운 신앙을 갖고 싶어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옮겼죠. 하나님께 부르짖고 간구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마음의 평안이 오더군요. 주일마다 조용기 목사님의 설교에 큰 은혜를 받고 있고요. 교회 권사라는 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그는 요즘 전국 교회와 기도원 등의 간증 요청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벌써 100여회의 간증 집회를 가졌다.
“앞으로 작은 소망이 있다면 안수 집사가 된 남편과 함께 모은 돈으로 불우 이웃이 숙식을 할 수 있는 쉼터(복지관)를 만들어 운영하고 싶어요. 하나님의 사랑과 복을 듬뿍 받았으니 이젠 나눔의 삶을 살아야죠. 전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날 밤 마감뉴스 들어가기 전 만난 김주하씨가 엄마를 소개한다며 한마디 거들었다. 김씨는 “엄마 하는 것 반만 기도하고 전도하며 신앙생활을 한다면 천국행 티켓은 떼 놓은 당상일 것”이라고 했다. 또 “주위 사람들이 그러는데 제가 이렇게 실족하지 않고 성장한 것은 90%가 엄마의 간절한 기도 덕분”이라며 연방 고마워했다. 김씨는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채 인터뷰를 이어갔다.
“하나님과 엄마의 기쁨이 되는 딸이 제 삶의 목표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잖아요. 우리 집이 이처럼 고난을 당한 것도 모두 하나님의 섭리고요. 어려운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저 김주하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모녀의 표정에선 기쁨이 넘쳤다. 믿음이 가슴 안에 가득찬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런 기쁨이었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선한 인상 등 꼭 닮은 외모는 모전여전이라는 말을 입증하고 있었다.
<크리스천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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