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jpg

▲ 이수훈 당진동일교회 목사가 1997년 당진의 교회에서 두 팔을 벌려 중보기도하고 있다. 이 목사는 사계절 한 벌의 양복만으로 전도현장을 누볐다. 당진동일교회 제공



전도는 기술이다.


전도현장을 계속 다니다 보면 영적 대처방법과 사람 대하는 기법이 자신도 모르게 생겨난다.


제일 힘든 것은 사람과의 벽이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낯선 사람을 만나 대화를 터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열게 한 뒤 내가 기대하는 복음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면 교회에 나오게 된다.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사람은 영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 신앙 없는 분들은 하나님을 거부하고 예수님께 대항하는 세력이라 할 수 있다.


“교회 한번 다녀보실래요?” “제가 나가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전도 현장을 다니다 보면 기다렸다는 듯이 반응하는 분들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런 행운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대부분은 대항하거나 불쾌하게 반응했다. “저리 꺼지라고.” “재수 없게 뭐라는 거야.” 무관심하거나 비웃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게 일상적으로 거절하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기운이 빠져나갔다.
요한복음 15장 19절에서 예수님이 이미 말씀하신 것처럼 전도현장에서 미움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비웃음을 당하는 날에는 창피하고 참혹하며 마음이 가라앉을 때가 많았다.


어느 때부터인지 거절당하는 것에도 익숙해져 갔다. ‘사도들이 내 형편보다 심하면 심했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매를 맞고 갇히고 죽임을 당하면서까지 복음을 전했는데, 고작 거절당하는 것으로 주눅 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위로도 하고 다짐도 하면서 다녔다.


사람들의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거절을 즐기게 됐다. ‘복음은 십자가이며 핍박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생각하며, 불같이 달려드는 사람들도 즐기게 됐다.


신비로운 일은 심하게 대든 분들이 누구보다 빨리 예수를 믿는다는 것이다.


“이번 주에 갈게유.” 22년 전 곧 가겠다고 약속한 분은 아직 꿈쩍도 안 한다.
하지만 얼굴 붉히며 대항했던 분들은 이미 직분을 받았다.


500여 세대 아파트가 당진에 들어섰을 때의 일이다.


아내와 함께 101동 101호부터 전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101호 초인종을 눌렀다. 분명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반응이 없었다.


초인종을 누르다가 쿵쿵 문까지 두드렸다.


무례한 행위였지만 어차피 복음에 대항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기가 생겼다.


갑자기 문이 확 열렸다. 깜짝 놀랐다. 주부가 긴 머리를 풀고 물을 줄줄 흘리면서 나왔다.


“누군데 아침부터 남의 집 문을 자기 집처럼 맘대로 두드리는 거야.” 날카로웠다. “미안합니다. 오죽 급하면 그랬겠습니까. 저도 모르게 그렇게 했네요. 제가 목사입니다. 이 가정을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이 밀려와 그랬습니다. 기분 나빠도 차 한 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뻔뻔스러운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분의 반응이 더 웃겼다.


수건으로 머리를 감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커피를 내왔다.


그분은 그 후 친정어머니와 동생까지 함께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이처럼 거절은 전도자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당연한 일임을 인정하고 나갈 때 마음도 편해지고 소득도 있게 된다.


하나님은 종종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위로해주셨다.


시내 전도를 다니다 보면 식사를 못 하고 다닐 때가 많았다.
혼자 식당에 앉아 식사하는 것도 그렇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싶은 마음에 시간을 아끼며 다니다 보면 식사 때를 잊어버렸다.


한 주에 두 번은 꼭 들렀던 곳이 있었다. 성결교회에 출석하는 김성환 장로님의 양복점이었다.


장로님은 늘 나를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식사나 다방 커피를 시켜주셨다. 양복점 소파에 앉아 섬김을 받을 때마다 죄송하고 감사했다.


당진 시내에 아는 사람이 없으니 장로님 만나면 개척 교회가 진행되는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떠들었다.


형님처럼 포근한 김 장로님께 외롭고 고달픈 넋두리를 하면 쌓여가는 짐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소천하셨지만, 양복점이 있던 그 골목길을 지날 때면 장로님이 거기 계신 것처럼 그립다.
전도하다가 오후가 되면 머릿속이 빙빙 돌았다. 체력의 한계선을 느꼈다.


이러다 쓰러지겠구나 하다가도 마음 한편에서는 희열이 밀려오곤 했다.


아무 공로 없이 은혜를 받았는데 예수님을 위해 이렇게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어찌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전도를 하다 보면 자정 넘어 집에 돌아올 때가 많았다. 논길을 걸으면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은 참 아름다웠다. 뭔지 모를 뭉클한 생각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갈 6:17)
정말 부끄럽지만, 감히 예수님 흔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늘 받기만 하고 살았던 내가 이제 주님을 위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감사했다. 매일 거절당하는 것이 일상이 돼 어느 때부턴가 거절을 즐기고 있었다.


내가 낯선 사람을 향해 너무도 담대하게 덤벼들고 있음을 알게 됐다.


정말 복음의 담력이 생겨난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1 "성경은 오늘, 여기,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 전 국제 성서유니온 성경읽기 사역 책임자 폴린 호가스 박사 ... "성경읽기, 오늘날 우리의 상황과 맥락(Context)에 집중해야" newimagefile kchristian 2019-09-18  
370 찬양사역 40주년 기념 콘서트 여는 전용대 목사 - "포기하려던 삶 빛으로 살리신 은혜 찬양하며 보답 중이죠" imagefile kchristian 2019-09-11 21
369 미국 진출한 국내 블랙 가스펠 그룹 '코리안 소울' imagefile kchristian 2019-09-11 20
368 <신천지 포교동향·대처방안> "길거리 설문조사에 응하지 마세요" imagefile kchristian 2019-09-04 46
367 "청년이여, 주님을 만나고 주 안에 굳게 서라" 2019 성령한국 청년대회, 1만8000명의 뜨거운 기도와 찬양으로 가득 imagefile kchristian 2019-09-04 44
366 퀴어행사 반대집회 KHTV생방송 중단되고 동영상 삭제된 까닭은... - "증오심 표현 금지 정책 위반"이유 들어...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는 안 밝혀 imagefile kchristian 2019-09-04 44
365 기도는 주님과의 데이트 시간..." 응답에 초점 둬선 안돼"...'한 시간 기도'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 imagefile kchristian 2019-08-07 180
364 왜, 예수님은 내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실까 -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 imagefile kchristian 2019-08-07 193
363 <목회는 영권이다> "교회는 권력기관 아니야... 희생·헌신 밑바닥에 깔려야" imagefile kchristian 2019-07-31 206
362 수서교회의 특별한 십일조 탈북 청소년 위해 10억 사용하기로 - 지난해 새 예배당 봉헌한 수서교회, 건축헌금 10분의 1 한국교회 위해 사용 탈북청소년 대안교육기관 '여명학교'에 10억원 지원하기로 결정 imagefile kchristian 2019-07-17 252
361 주말이면...술·유흥 넘치는 강남에 24시간 기도의집 생겼다 - KHOP, 기도처소 서초구로 옮겨...예배 후 '찬양 버스킹' 등 전도도 imagefile kchristian 2019-07-10 284
360 가난한 목회자에 양복 선물하는 '엘부림양복점' 부자 - "그 아버지에 그 아들" ... 가업 이은 박승필씨도 목회자에게 맞춤 양복으로 섬겨 imagefile kchristian 2019-07-10 230
359 24시간 불 밝히는 전도 동역자 "작은 가게가 큰 예배당 됐어요" - 복음광고...교회·일터에서 전도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 imagefile kchristian 2019-07-03 252
358 "무슬림 바로 알기" 선교훈련 세미나 - 7월 15-17일 은혜한인교회, 남가주 사랑의 교회서 imagefile kchristian 2019-06-26 374
357 내 외국인 친구가 사이비에 빠졌을 때 - 이단·사이비 전문 매체 바른미디어, 외국어로 주요 사이비 설명하는 자료집 배포 imagefile kchristian 2019-06-26 272
356 노숙인 밥 한 끼에 영혼의 양식 담아 '듬뿍' - 24년째 용산역 밥퍼 봉사, 조재선 목사·유연옥 사모 imagefile kchristian 2019-06-26 248
355 제주공항은 중국 복음화의 관문 토요일마다 전도 열기...! - '미션 차이나 인 제주' 소속 회원들 ... 항공편으로 도착한 중국인 위해 찬양으로 환영하며 전도지 전해 imagefile kchristian 2019-06-12 343
354 교회 첫 방문자가 다시 교회로 오게 만드는 8가지 방법들 imagefile kchristian 2019-06-05 374
353 "괜찮아, 예수님과 함께라면"... 복음의 전함 광고전도 - '대한민국을 전도하다' 캠페인 1000명 연합 거리 전도 현장 imagefile kchristian 2019-06-05 354
352 "그리스도인, 일터에서 하나님 나라 세워가야" imagefile kchristian 2019-06-05 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