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소설 '여보 미안해' 출간한 채복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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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로서 이례적인 일반 장편소설을 쓴 채복기 목사가 자신의 책 '여보 미안해'를 들고 집필의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목회자가 쓴 일반 장편 소설 ‘여보 미안해’(문이당)가 출판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족 소설인 ‘여보, 미안해’는 지난 2월 출간된 이후 3일 현재 4000여부가 판매됐다.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계 상황과 저자의 무명성, 소설이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저자 채복기(55) 목사는 12년 전 미국 시카고에서 수정장로교회를 개척, 10년간 성공적으로 목회하다 2009년에 자의로 사임하고 책 집필에 몰입했다.
그는 국제예수제자들(JDI) 채영애 대표의 동생으로 현재 JDI 미국 대표를 맡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채 목사를 서울 여의도동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났다.
그에게 물었다. “아니, 목사님이 왜 기독교 서적도 아닌, 일반 장편소설을 쓰셨나요?” 채 목사가 웃으면서 답했다. “책이 출간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질문을 했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선하신 하나님’을 알리기 위해서 썼습니다. 기독교 서적은 주로 크리스천들만 보잖아요. 세상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일반 소설이라는 장르를 사용한 것이지요.”
‘여보 미안해’는 가족 소설이지만 기존 가족 소설의 통속성을 벗어나 새롭고 역동적인 소재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잊어버리고 살았던 아버지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그러면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본질적 메시지를 던진다. 소설 속 아버지는 삶의 끝자락에서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절규한다. 그는 이 땅 아버지들을 상징한다.
책 속에서는 아버지의 처절함과 그런 아버지를 가정에서 밀어낸 아내와 딸의 후회가 교차한다. 그러면서 가족 구성원의 부재가 인간 본연의 삶에 큰 상실을 가져온다는 점을 알려 주고 있다.
문학전문 출판사인 문이당은 “생생한 상황 묘사를 통해 극적인 리얼리티를 살리면서도 문학적 환상성을 가감 없이 보여준 구성은 신인답지 않은 대담한 필력으로 독자의 눈을 잡아끈다”고 평했다.
채 목사는 소설 곳곳에 기독교적인 코드를 집어넣었다. 선교사가 주인공을 도와주거나 교회가 노숙자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는 배경을 넣음으로써 ‘교회는 좋은 곳’이라는 인식을 독자들에게 심어주려 했다.
책 속 ‘구현준 선교사’로 나오는 인물은 대학생선교회(CCC) 출신으로 일본 후쿠오카에서 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는 구원준 선교사를 모델로 했다.
또한 각 인물들이 위기를 맞아 울부짖으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장면을 통해 인간이 마지막으로 기댈 곳은 ‘하나님의 품’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일반 독자들이 자연스레 기독교에 친근감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 땅의 비신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은 절대 선하시고 교회는 좋은 곳이라는 사실을요.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전도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썼습니다.”
책이 출간된 이후 채 목사는 꽤 많은 독자들로부터 가정이 회복됐다며 감사하는 메일을 받았다. 책을 읽고 나서 남편과 아내가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것이다. 채 목사에 따르면 심한 부부싸움을 하고 헤어지기 직전의 부부가 있었다. 먼저 ‘여보 미안해’를 읽은 남편이 출근하면서 화장대 위에 슬그머니 책을 올려놓았다. 저녁에 돌아오니 눈시울 벌개진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나도 미안해요.” 책 제목 자체가 화해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채 목사는 “이제는 목회자를 비롯해 많은 크리스천 작가들이 기독교적인 메시지를 담은 일반 서적들을 출간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세상 속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전의 히트를 한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와 같은 종류의 위로 에세이를 쓰고 있다. “그 책을 읽어보니 별다른 대안이 없더라고요. 목사야말로 아픈 청춘들과 인생들에게 영원하고 참된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지 않겠어요? 보다 많은 목사들이 목회적 심정을 갖고 비기독교 작품을 쓸 수 있기 바랍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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