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회 속에서 선교사로 헌신하겠다는 청년들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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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해외 선교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 교회는 세계 2위의 선교 강국이 됐다.
그런데 최근 취업난과 양극화 등 경쟁이 심해지는 사회 현상 속에서 선교사로 헌신하겠다는 청년들이 줄어들고 있어 선교계가 고민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본격적으로 해외 선교에 나선지 불과 30년만에 2만명이 넘는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었던 것은 선교에 헌신하겠다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1988년부터 2년마다 개최돼 온 선교한국대회를 통해서만 무려 3만명의 대학생들이 선교 헌신을 다짐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뜨겁던 선교 열정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최근 파송되는 선교사들의 평균 나이는 4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선교한국 파트너서 한철호 선교사는 “”최근 선교지에 파송되는 선교사들은 4-50대가 많다”면서 “4-50대에 선교지에 나가서 사열할 수 있는 시간이 불과 10년 정도라고 생각할 때 열매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4-50년 동안 살면서 갖게 된 고정관념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면서 “나이 많은 사람들이 낯선 문화권에 들어가서 그들의 눈높에서 선교 사역을 펼치기는 데는 많은 제한이 따르며, 이미 선교지에서는 한국 선교사들이 일방적으로 선교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 청년들이 갈수록 선교 사역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경쟁이 가속화되는 사회 현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입시경쟁을 뚫고 대학에 진학하면 인생과 신앙 등을 놓고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지만, 오늘날 대학생들은 취업경쟁에 내몰려 신앙과 삶을 깊이 생각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JOY선교회 이윤복 대표는 “요즘 세대는 초등학교 때부터 심한 경쟁을 하며 성장했고, 대학생이 돼서도 취업을 위해 경쟁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학생들이 세상 풍조대로 스펙을 쌓고 취업하고 결혼하는 일에만 관심을 갖는다”면서 “각자 인생에서 선교를 포함해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선교계에서는 ‘선교 방식’ 그리고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선교한국 파트너스가 8일 남서울교회에서 개최한 포럼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는 이같은 선교계의 고민과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는 선교사뿐만 아니라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선교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생활 속 선교가 강조됐다.
한 국OMF 손창남 대표는 “성경에는 바울과 바나바처럼 선교를 위해 살아간 사람도 있지만, 흩어져 복음을 전하며 살아간 사람들이 있다”면서 “전임 선교사가 아닌 풀뿌리처럼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님과 복음 전도에 대한 열정을 지닌 사람들을 통해 선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또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근본적 문제도 제기됐다.
선교 전문가들은 한국 교회가 공동체성을 잃어버리고 개인적 신앙에 집중하는 흐름이 해외 선교에도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물질적 풍요를 중시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교회가 올바른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데, 자칫하면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사역이 크게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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