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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쾌 장로





올해 지난 2월말부터 3월초까지 약 열흘간 한국을 다녀왔었습니다.


4박 5일간의 목회자 부부 영적 세미나 취재를 위해 미국에서 떠나는 목회자들과 함께 한국으로 출발했습니다.


한국으로 출발하기전 신문과 TV뉴스에서는 한국의 미세먼지에 대해 연일 머릿기사로 보도되었고 길거리를 오가는 모든 시민이 한사람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과 함께 였습니다.


온갖 매체들은 미세먼지가 인체에 축적되면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수도 있다며 미세먼지가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연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저도 한국의 미세먼지를 차단시킨다는 좀 특수한 마스크(쓰고 벗기가 매우 불편했음)를 몇개 준비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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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관계로 다행히 며칠은 밖에 나갈 시간이 없었던 관계로 유리창 밖의 흐린 날씨만 보고 "미세먼지가 이런거구나"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세미나를 마치고 친구들과의 약속관계로 외출을 하고 돌아왔는데 목이 아프고 눈도 가려웠고 기침도 나오고...


"이게 바로 미세먼지의 영향이구나!" 하는 것을 바로 느꼈습니다.


그날 뒤부터는 시간도 없었지만 밖에 나갈 시간이 없었고 외출을 삼간채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뉴스를 보니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고 급기야는 정부차원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기에 부심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면서 미세먼지 대책을 담당할 인물을 선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두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가끔보는 뉴스에서 미세먼지는 봄이가고 초여름 날씨가 왔는데도 연일 맹위를 떨친다며 대기질농도 (AQI)를 "나쁨"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의아스러운 것은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대기질 농도 표시에도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런모양 저런모양, 흰색 검은색, 푸른색 마스크를 너나 할것없이 착용했던 지난 3월의 모습과 너무나 차이가 났습니다.


이젠 미세먼지에 별다른 동요없이 그저그냥 일상인 듯 살아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뉴스사진으로 보며 이게 바로 "불감증이라는 것" 이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청년시절 처음 세례를 받고 이제 "새 사람이 되었구나!" 라고 기뻐하며 "어떻게 해야 죄와 멀리 할 수 있을까?" 를 항상 머리속에 떠올리며 지냈던 시절을 생각해 봤습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는뇨" (고전 3:16) 말씀처럼 성령께서 계신 내 마음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죄짓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했던 나름 순수했던, 처음 예수님을 영접한 그 시절을 회상하며 슬며시 웃음도 지어봤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조금씩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나 스스로의 죄의식에서 조금씩 자유스러워지는 모습을 보고 흠칫 놀라기도 합니다.


취재와 바쁜 일상으로 새벽예배를 거르고, 성경 읽기와 묵상도 줄어들고 기도시간까지 줄어든 나의 일상을 뒤돌아보고 새마음을 다잡아 보는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미세먼지 속 중금속이 우리 몸에 들어와 건강을 서서히 망치듯 죄에 대한 합리화 내지는 불감증이 나를 점점 타락으로 몰고간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산 것이었지요.


미세먼지가 "나쁨"일때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서 몸을 보호하였듯이 우리도 "그 까짓것" 하는 아주 작은 죄라도 경계하며 알게 모르게 지은 죄들도 회개해서 영적으로 깨끗한 육신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 삶속에서 아주 하찮고 별스럽지 않은 것들이 우리 신앙생활을 좀먹고 해치는 일이 없도록 영적 사리판단과 분별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다짐해 봅니다.
 


<본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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