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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적 외도하는 예배자’를 쓴 찬양사역자 장종택 목사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예배의 주인이 하나님이 아니라 내가 되는 것이야말로 영적인 외도”라고 말하고 있다.



영적으로 외도하는 예배자라니,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저자는 ‘데스퍼레이트 밴드’ 리더로 활동 중인 찬양사역자 장종택 목사.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가진 인터뷰는 책 제목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했다.


“외도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잖아요. 주님께 예배한다고 의자에 조용히 앉아있지만 머리로는 온통 다른 생각과 걱정으로 앉아있는 것, 그게 영적인 외도이지요.
‘영적인 외도는 성폭행을 한 목사에게나 해당되지, 나는 아니다’라고 부인하지만 아니에요.”


예배하는 순간에도 외도를 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나님이 두렵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이 실질적이지 않은 것이지요.
추상적이고 아무 말씀도 안하니까. 전도서 8장 11절, 악한 일에 관한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아니하므로 인생들이 악을 행하는 데 담대하다는 구절이 나오지요.
지금 우리의 상황이, 그렇게 하나님 무서운지 모르고 신경 안 쓰시나보다 생각하고 죄 짓고 사는 겁니다.”


남은 그럴지 몰라도 다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산다.
왜일까.


“사탄의 필살기가 ‘바쁨’이라고 생각해요.


바빠서 하나님 앞에 나오지 않으니까 자기의 외도를 보지 못하는 거죠. 저도 둘째 딸 온유가 죽음 앞에 서게 되면서, 인간은 죽음 앞에 섰을 때 비로소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2015년 건강하던 둘째 딸 온유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명은  ' 항NMDA수용성뇌염' .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보면서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직한 중보기도를 부탁했다.
많은 이들의 기도에 힘입어 아이는 60여일 만에 “예수님”을 부르며 깨어났다.


이 시간을 지나면서 그는 자신의 정직하지 못한 모습에 대면했다.


“제가 워낙 안 바뀌니까 하나님이 마지막 아킬레스건을 건드리셨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고 사랑하는 자식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그제야 근본적인 회개를 했어요.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찬양하고 은혜를 말하고 다녔지만 진짜 그게 무엇인지 몰랐구나. 내가 하나님 아들을 죽였는데, 그분의 심정을 모르면서 아는 척하고 다녔구나.”


그 일을 계기로 진정한 예배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 전까지는 찬양집회를 인도하러 가면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봤어요.
다음에 나 불러달라고 립 서비스도 많이 하고, 목사님 장로님 눈치 많이 봤지요. 노래를 선곡할 때도 목사님과 장로님들의 기호를 의식해 유명한 노래, 분위기 맞는 노래를 찾았어요.
그런데 제 마음에 ‘예배의 주인이 누구니’라고 물으시는 듯했어요. 주인은 성삼위일체 하나님이신데 그분 의견은 하나도 없구나.

그 사역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 위해 그분 앞에 나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많은 사역자들이 사역에 치중하느라 정작 하나님과의 관계를 놓칠 때가 많다.
사역을 많이 하면 신앙이 깊다는 것 또한 오해다.


“찬양집회를 하는 동안엔 음향도 신경 쓰이고 회중 위해 중보기도도 해야 하고 하나님께 온전하게 집중하지 못해요. 제한된 시간에 사역을 많이 다니면 하나님과의 교제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집회 인도하러 갔을 때 ‘요즘 핫하게 뜬’ 목사가 왔다고 소개하는데, 좋은 말이 아닙니다. 물고기는 둥둥 뜨는 순간 죽잖아요.”


그는 책에서 어쩌면 부끄럽고 감추고 싶을지 모를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적고 있다.
내용은 어렵지 않아 잘 읽히지만 정작 책장이 술술 넘어가진 않는다.


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진정한 예배자로 사는 건 어떤 것일까.


“언젠가 집회에 가려고 서두르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꽈당 넘어졌어요.
 너무 부끄러워서 일어나자마자 막 달려서 아무 버스나 탔어요.
타고 보니 청바지가 찢어졌고 피가 나더라고요. 아, 어른도 넘어지는구나.
어른과 아이의 차이는 아이는 넘어지면 울면서 일으켜달라고 기다리지만, 어른은 일어난다는 거예요.

빨리 일어나고 덜 넘어지는 것이지, 우리는 죄인이기 때문에 다 넘어질 수밖에 없어요.
엄청 래디컬한 걸 하자는 게 아니라 한 달에 100번 지은 죄가 있다면 5번 덜 지어서 95번 짓고, 이렇게 조금씩 바꿔보자는 거예요. 그러다보면 누군가 ‘혹시 교회 다니세요?’ 그렇게 묻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온유는 기적적으로 일어났지만 면역력이 다른 아이들의 30% 수준이다.


온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고 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길 바란다고 했다.


“하나님 보시기에 내가 그분의 자녀가 맞는지, 나의 정체성이 누구인지 돌아보면 좋겠어요. 바라만 보게 하는 책이 아니라 ‘나도 한 번 해볼게요’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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