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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 설교 역사' 는 시대별로 설교자의 삶과 설교 특성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 위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길선주, 이기풍, 김익두, 이성봉, 방지일 목사.



“교회의 역사는 설교의 관점에서 보면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생명력 있는 설교를 통해서 교회를 세우며 주의 백성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힘 있게 인도했던 ‘설교 영광의 시대’. 무기력한 강단으로 청중들이 설교에서 별다른 의미도 못 찾고 별다른 기대도 갖지 않으면서 습관적인 설교만 가득 찬 ‘설교 흑암의 시대’다.


한국교회의 지난 한 세기는 설교가 교회의 활동 및 사역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했을 뿐만 아니라 원동력이 됐던 시기, 설교 영광의 시대라 할 수 있다.”(23∼24쪽)


설교학자인 김운용 장로회신학대 교수의 ‘한국교회 설교 역사’(새물결플러스)는 이 같은 대전제 위에서 한국 기독교 역사 130년을 되돌아본다.


초창기 복음 전파 시기부터 시작해 일제 강점기와 해방, 1970년대 근대화를 거쳐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교파를 망라해 주목할 만한 설교자의 삶과 설교의 특성을 분석한다.


여기에 사용된 게 ‘이야기 혁신성’이라는 렌즈다.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다른 사람의 행동, 사고, 의식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리더십으로 정의하고 리더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통해 영향력을 미친다고 본 데서 따온 개념이다.


김 교수는 설교를 ‘하나님의 내러티브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공동체 속에서 보존하고 확대시키는 고유한 행위’로 규정하고 이야기 혁신성이라는 관점에 따라 한국교회 설교사역의 역사적 측면을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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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시대 상황에 따라 설교자의 설교는 물론 설교가 성도나 한국교회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 또한 달랐다고 분석한다.


한국인 설교자 시대는 1907년 평양장로회신학교 1회 졸업생 길선주 이기풍 송인서 등 7명이 배출되면 시작됐다.


가장 위대한 설교자로 꼽히는 길선주(1869∼1935) 목사는 일생동안 1만 7000회 넘게 강단에 섰다.
그의 설교를 들은 사람이 380만명에 달했고 7만명 넘는 사람이 예수를 믿었다.


1919년 3·1운동 후 힘겨운 시기를 보내던 한국교회엔 김익두(1874∼1950) 목사가 있었다.


김익두는 신유의 이적과 함께 삶의 윤리에 강조점을 둔 주제 중심 설교를 통해 회심을 촉구했다. 천년왕국 종말론을 중심으로 내세 지향적이면서도 경건주의적인 설교를 했다.
설교시간의 10배를 기도에 썼다.


직선적이고 거친 말 때문에 구설에 올랐으나 동시대 사역자로부터 “그 사람을 대신해서 그 일을 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처럼 설교할 수는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인 부흥설교자 이성봉(1900∼1965) 목사는 복음 중심의 케리그마 선포, 회개와 삶의 변화를 강조하는 설교로 사랑받았다.


1937년 성결교 총회로부터 전국 순회부흥사로 임명받은 그는 전국을 누비며 알아듣기 쉽게 복음을 선포했다.


“내일, 요다음, 차차라는 말은 마귀 ‘총회’에서 가결된 명안이다. 많은 사람에게 ‘예수 믿으세요’ 하면 ‘예 차차 믿지요’ ‘다음에 가지요’ 하는데 내일, 요다음, 차차 하다가 마지막에 아차 하고 지옥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318쪽)


설교자들의 말과 삶의 일치는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방지일(1911∼2014) 목사는 20대에 중국 산둥성에 파송돼 선교사로 지내다 공산당으로부터 추방돼 1957년 귀국했다.


이듬해 영등포교회 담임 목회를 시작으로 2014년 10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평생 복음 선포에 매진했다.


둘째 아들을 잃었을 때도 이화여대 음대 교수로 있던 딸이 세상을 떠난 날에도 강단을 지켰다.
‘닳아져 없어질지언정 가만히 있어 녹슬지 않겠다’는 고백이 삶과 다르지 않았다.


성경 본문에 충실하면서, 간결하게 말씀을 전했다.


900쪽에 달하는 책엔 이렇듯 우리가 잊고 있던 이야기가 가득하다.
김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3년을 연구했다.


설교자 69명의 삶과 시대적 특성, 그 속에서 발현된 설교의 영향력을 물 흐르듯 읽기 쉽게 풀어썼다.


각 장마다 인용된 옛 설교문은 읽는 재미와 더불어 여러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묵직한 질문 하나를 우리에게 던진다.


설교의 영광을 맛보며 성장해 선교 2세기에 들어선 한국교회의 강단은 지금 과연 어떠한가.
설교자의 길을 걷는 목회자와 신대원생이라면 설교 역사의 명암을 통해 저마다 서 있는 자리가 어디쯤인지 돌아보기 바란다.


설교자뿐 아니라 한국교회 역사와 목회자의 설교에 관심 가진 성도들이 교양 차원에서 읽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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