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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이 지난해 4월 ‘하나님의 교회’에 매각한 H교회 전경.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이 지난해 이단 종파에 교단 산하 교회를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기감 유지재단은 지난해 4월 1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서울연회 마포지방의 H교회를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 / 구 안상홍증인회)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나님의교회는 국내 주요교단들에 의해 이단으로 규정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의 경우 “교주를 신격화하고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잘못된 구원관으로 사람들을 미혹하는 등 비성경적이고 반기독교적인 이단”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값 높게 부른 이단교회에 서둘러 매각


기감 소속 교회들의 재산은 모두 유지재단에 등기돼 있어 교회 자체적으로 재산을 처분할 수 없다. 


최근 공개된 이사회 녹취록에는 이사들이 이단에 교회를 매각하는 것을 두고 격론을 벌인 흔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지금 매각하지 않으면 경매로 나와 그 이단이 헐값에 낙찰 받게 된다”며 “이단 좋은 일 시키지 말고 지금 제값에 팔자”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님의교회가 H교회에 제안한 금액은 55억원. 


심지어 H교회 인근의 모 장로교회가 40억원에 매입 의사를 밝혔지만 금액에 차이가 크다며 무시했다. 


또 다른 이사는 “교회가 10년 동안 18억원을 이자로 냈다”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운 만큼 15억원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하자”고 ‘매각 지지발언’을 했다. 


매각에 반대한 이사들은 “나중에 이 같은 일이 기사화되면 감당할 수 있겠냐”며 맞섰지만 대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대의사를 밝혔다는 한 이사는 “그 자리에 있던 이사들이 매수자가 이단인 걸 인지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와 침통하다”면서 “심지어 회의 자료를 찢어서 폐기하라는 안내까지 했고 실제 이사들은 자료를 찢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매각에 우호적이었던 이사들은 9일 취재가 시작되자 “할 말이 없다”거나 “난 책임이 없다. 이사장(전명구 감독회장)에게 물어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와 관련해 전명구 감독회장은 “해당 교회를 살리기 위해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으로 무척 깊은 고민이 있었다”면서 “개교회의 간곡한 요청을 담은 편지를 보고 지역교회가 경매에 넘어가 공중분해 되는 것만큼은 피하자는 데 이사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감독회장은 “결과만 놓고 유지재단 이사들을 음해하는 세력이 있다”면서 “고뇌를 먼저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무리한 교회건축이 이단 매각 비극 초래


이단에 매각되는 교회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도 우려할만한 일이다. 특히 하나님의교회가 기성교회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4년 경기도 성남시의 한 장로교회와 2012년엔 충남 서산의 교회 등이 재정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님의교회에 건물을 넘겼다. 


2009년 인천시의 한 감리교회도 교회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기존 교회를 하나님의교회에 매각했다. 


강변북로 바로 옆에 위치한 한 장로교회는 2006년 주요교단들이 교류를 금지한 한 종파에 교회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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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재단 임시이사회에서 배포된 자료로 ‘매수자가 하나님의 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라고 기록돼 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이단이라는 굴레를 감추는 데 기존교회를 매입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면서 “특히 하나님의교회는 대로변에 있던 교회나 관공서로 사용되던 건물에 큰 관심이 있는데 이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 거부감을 줄이는 포교방법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무리한 교회 건축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탁 교수는 “기본적으로 무리하게 교회를 건축하는 관행에서 벗어나는 게 교회가 이단에게 매각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이단들이 무리한 건축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진 교회를 지목한 뒤 부도나길 기다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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