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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분열을 하는 것 같았다.’


조선대 정근하(종교사회학) 교수가 지난달 발표한 논문에 등장한 교회의 모습을 접한 소감이다. 


그는 ‘LA한인타운의 확장: 한인교회들의 분열을 중심으로’ 제목의 논문에서 교회의 거듭되는 갈라짐이 미국 내 최대 한인 집합체인 LA 한인타운의 확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정 교수는 올해 초 3개월간 LA에 머물면서 현지 교회의 연혁조사와 함께 교인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논문은 한국실천신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LA 한인타운의 면적은 약 700만㎡(210만평)로 여의도 전체 면적의 84% 수준이다. 


한국 외교부가 집계한 ‘재외공관별 한인 인구현황(2016.12)’ 자료에 따르면 LA 지역 거주 한인 수는 66만5100명이다. 


미주 크리스천신문이 올해 초 발간한 ‘2017 세계한인교회주소록’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교회 4100여개 중 LA에만 약 300개가 있다.


논문에 따르면 이민 초기부터 한인들의 안식처가 됐던 LA의 한인교회 중 몇 곳이 분열을 거듭했다. 


이때 분리돼 나간 성도들이 새로운 곳에 교회를 개척했다. 

동양선교교회가 대표적이다. 


1970년 7월 임동선 목사가 개척한 교회는 1990년 초 제2대 당회장인 이병희 목사가 취임 15개월 만에 사임하면서 갈라졌다.  시무장로 17명이 함께 떠난 것이다.  이후 이 목사는 라성세계복음교회를 개척했다. 


이어 93년에는 제3대 목사였던 박광철 목사도 5년 만에 사임하고 조이펠로우십교회를 개척했다. 

2001년 강준민 목사 부임 이후 동양선교교회 성도 수는 1900여명에서 3900여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강 목사 역시 부임 4년 만에 분쟁에 휩싸였다. 


2009년 사임한 강 목사는 동양선교교회에서 차로 6분 거리에 있는 곳에 ‘새생명비전교회’를 개척했다. 


1975년 9월 가정교회로 시작한 나성한인교회는 1995년 부임한 김영진 목사와 원로목사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면서 양측으로 나뉜 성도들 간에 충돌이 잦아졌다. 


결국 1999년 교회폐쇄 사태까지 이르렀다. 


이후 일부 성도들은 ‘세계로교회’를 세웠다. 


헤브론장로교회 강영석 목사는 성도들과의 분쟁을 견디지 못했다. 


2004년 사임 후 LA 근교의 가데나 지역에 성화교회를 개척했다.


교회 분열이 한인타운의 확장으로 이어진 것은 이민교회의 특성 때문이다. 


정 교수는 “선행연구를 보면 LA의 경우 한인들이 이민 초기부터 교회를 중심으로 생활권을 형성했다”며 “크리스천이 아닌 이들도 교회에 출석했는데 이는 교회에서 자녀들에게 한글과 한국어, 한국 고유문화를 가르치고, 성도들 사이에 취학이나 취업, 주택과 관련한 정보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분열 후 다른 곳에 교회가 세워지면 이런 이유 등으로 교회를 옮기게 되고 새로운 커뮤니티가 생성된다는 분석이다.


분열 원인으로는 교회 내 파벌 형성, 무질서한 행정, 재정 문제 등이 꼽혔다. 

여기에 ‘교회 구성원의 다양함’이라는 특수성이 분열의 촉매제가 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민교회가 현지에서 ‘네트워크 구축의 장’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도와 비신자, 심지어 타 종교를 믿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교회를 찾는다”며 “때문에 갈등이 생기면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 교회가 쪼개지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한인사회는 계속 성장하겠지만, 분열이 거듭되는 한 구심점을 잃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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