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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은 누구에게나 고달프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특별히 더하다.


일터에서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려 하지만 세상이 그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음주도 일의 연장’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음주를 강요당하고, 일요일에 이어지는 업무 때문에 주일 성수가 어려울 때도 많다. 


이를 극복하려면 하나님께 더욱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또 지혜가 필요하다. 


일터에서 신앙을 지키며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기독교인 3명을 최근 만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이정환(51) 경위는 종합교통정보센터 행정팀장으로 14년째 KBS 1TV ‘뉴스광장’에서 교통방송을 한다. 


그는 젊어서 기독교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아내가 교회에 다녀야 결혼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직장선교회 활동을 통해 신앙이 성장했다. 


지금은 직장선교회 총무를 맡고 있으며 서울 신영광교회(김재기 목사) 장로로서 성가대원, 학생부 부장교사, 구역장으로 섬기고 있다. 


그도 술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음주 강요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술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는 “생활비의 80∼90%가 술값이었고 소주를 냉면 그릇에 부어 마셨다”면서 “생활에 지장이 많았고 가정불화가 심했다”고 털어놨다. 


술을 줄이고자 했지만 회식문화 때문에 할 수 없었다. 신앙 때문에 술을 안 먹겠다고 하면 “내 주변에 장로들은 잘 마시더라”고 강요했다.


이 경위는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다. 


먼저 아침 생방송 때문에 못 마시겠다고 둘러댔다. 

또 말로만 기독교인이라고 하지 말고 구별된 삶을 보여주자고 결심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동료를 섬겼다. 


마치 심부름꾼처럼 일했다. 


그러자 “저 사람은 다르구나” 하는 인식이 생겼다. 

고비도 있었다. 


협력단체와 만찬을 하는데 직급이 높은 상사가 술을 권했다. 

건배사를 하라고 했다. 


거부할 수도, 자기와의 약속을 깰 수도 없었다. 

고민 끝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짧은 간증을 했다.


“이전엔 술로 인해 가정이 파탄 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신앙인으로서, 공직자로서 자기 관리를 위해 술을 끊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마시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뜻밖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회식이 끝난 후 한 분은 “나도 안수집사야. 자네를 보니 술을 끊어야겠네”라고 고백했다.

이 경위는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마시게 되면 자신을 정죄하지 마라. 그게 오히려 상황을 극복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끊고자 노력하되 영적으로 바로 서고 섬김을 통해 신뢰를 쌓으라”고 조언했다.


태영건설 총무팀 이천석(47) 선임도 술 때문에 고민이 깊었다. 

건설회사라서 술자리가 많았다. 처음에는 마지막 술자리까지 참석했다. 

직장 상사들은 “술도 업무의 일환”이라며 음주를 강요했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그는 너희도 거룩하라는 하나님 말씀대로 술을 안 먹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상사인 본부장이 애주가였다. 


술을 계속 거부하자 업무시간에 정색하며 물었다. 


“왜 술을 안 하느냐, 과장 정도면 분위기 좀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교회에 다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거룩하라고 하세요. 그래서 술을 안 마시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이 선임은 ‘이제 찍혔구나’라고 생각했다. 30초 정도 정적이 흐르더니 본부장은 “내 아들이 교통사고로 한 달간 안 깨어났던 것 알지”라며 “그 상황이 되니까 안 믿는데 하나님을 찾게 되더라. 너는 앞으로 사이다 마셔라”고 했다. 


이 선임은 태영건설 선교회 총무로 수원 예수사랑교회(정동수 목사)에서 청년부 교사를 맡고 있다.


같은 회사 기획팀 최재원(39) 선임은 기독교인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힘들었다. 

‘믿는 사람이 왜 저래’라고 할까 봐 항상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기도했다. 


그러면서 직장선교회에서 믿음을 가진 회원들과 고민을 나누었다. 

그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두세 사람이 모인 곳에 너희와 함께하시겠다는 말씀처럼 우리가 함께 모여 고민을 나누고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셨다”고 했다. 


최 선임은 요즘 매일 150여명에게 ‘꿀모닝’이란 제목으로 묵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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