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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에 탑승했던 베트남계 미국인이 비행기에서 강제로 끌려 나간 사건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국내 한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출연자가 흑인을 희화화한 개그를 선보여 질타를 받았습니다. 

두 사례 모두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인종, 국가, 피부색 등의 차별이 옳지 않다는 것은 보편화된 논리입니다. 


그럼에도 차별이 지속되는 것은 그 논리가 행위로 이어질 만큼 머릿속에 각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여기에 책임이 없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요.


이주노동자 선교단체 취재를 하다가 A씨(28)를 만났습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출신인 그는 5년 전 한국을 찾았고, 서울 성동구의 한 공장에서 3년 간 일했습니다. 


밤낮 구분 없이 일했지만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장은 ‘얼굴을 잉크에 담근 것 아니냐’ ‘게으르니까 가난하다’ 등의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그 사장은 크리스천이었습니다. 


주일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주중에 직원들에게 성경구절을 읽어주곤 했답니다. 


다행히 A씨는 한 이주민선교단체의 도움을 받아 밀린 임금도 받고 다른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필리핀인 B씨(30)는 서울 강남구의 한 교회에서 어린이 영어예배부 교사로 봉사했지만 최근 그만뒀습니다.


미국 영국 호주 출신의 교사를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입니다. 


영어실력은 충분했지만 성도들은 자신의 자녀가 B씨가 아닌 백인 교사의 반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습니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입니다. 


이주민들에 대한 인식전환이 시급합니다. 


그 역할은 교회가 앞장서 감당해야 합니다. 


성경에는 이주민을 돌보고 동행하는 것이 크리스천의 의무임을 나타내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출애굽기와 레위기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켜야 할 나그네(이방인) 보호법이 나옵니다. 

추수할 때 이삭을 남겨 나그네들의 생계를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의 믿음 등에서도 이방인을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한국염 목사는 “보아스는 생계를 위해 이삭을 주우러 온 이방인 룻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일꾼들이 성희롱하지 못하게 했다”며 “한국교회도 성도들이 이주민과 파트너십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인종차별은 교만으로부터 나오고 억압과 열등감을 조장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세워진 불합리한 벽을 허물기 위해 오셨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복음주의 목회자 존 파이퍼는 저서 ‘차별 없는 복음’에서 “예수님 당시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간극과 같은 현대의 인종 문제는 오직 그리스도의 피(엡2:13)로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수많은 이주민들이 한국에 머물고 있고 교회들은 그들을 전도할 전략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성도들부터 그들을 동역자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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