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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환
(LA 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기회(Chance)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다행히도, 기회를 잘 잡아서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기회를 놓쳐서 땅을 치며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혼기를 놓쳐서 결혼하지 못한 사람, 주식(stocks)을 매각해야 할 적절한 때를 놓쳐서 사업을 접어야 했던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치료의 시기를 놓쳐서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리게 된 사람입니다. 
목회를 하면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습니다.  “힘내세요.  또 기회가 올 것입니다!”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접대용 멘트’입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이 사람은 설사 다시 기회가 온다고 해도 절대로 붙잡을 수 있는 위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게으르고, 우유부단하고, 의존적인 사람은 절대로 기회를 기회되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기회의 신 ‘카이로스(Kairos)’는 생김새가 아주 특이합니다.  길게 늘어뜨린 덕지덕지 ‘떡진 머리’는 얼굴을 완전히 가려서 도무지 신원파악을 할 수 없습니다. 
그 옛날 청계천 다리 밑에서 구걸하던 거지의 몰골과 비슷합니다. 
겉으로 풍겨 나오는 음산한 분위기는 죽음의 신 ‘타나토스(Thanatos)’ 만큼이나 우울해서 붙잡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괜히, 면상(面上)을 확인하려고 머리털을 들추어 보았다가는 불쾌하고 끈적끈적한 긴 머리털에 손이 휘감기면서 절대로 다시 빠져 나올 수 가 없습니다. 
만약 자기가 붙잡은 것이 ‘기회’가 아니라, ‘죽음’이라면 놓지도 못하고 큰 낭패를 보게 될 것입니다.  또, 카이로스는 뒤통수가 ‘대머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뒤늦게 자기 옆을 지나쳐 간 것이 ‘좋은 기회’였다는 것을 알고, 다시 뛰어 가서, 붙잡으려고 해도 미끄덩거려서 잡을 수가 없습니다. 
기회는 항상 앞에서 만 잡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양 다리의 발목에는 날개(wing)가 달려 있어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기회’를 잡는 것은 ‘행운’입니다. 
이 붙잡기 어려운 기회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보통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지나쳐 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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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기회가 언제 우리 옆을 지나쳐 갈지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한 수 더 떠서 그것이 기회의 신이 아니라, 죽음의 신, 타나토스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잘 식별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회와 위기는 항상 같이 온다고 합니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Seneca)는 “기회는 준비가 행운을 만났을 때 생기는 것”이라고 정의 했습니다.  준비되지 않고, 깨어있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기회를 붙잡을 수 없습니다. 
저는 요즘 우리 LA 연합감리교회가 성장을 위한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에게 온 이 놈(?)의 머리털을 용케도 움켜쥐었는데, 문제는 아직 이 놈의 신원파악을 잘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카이로스인가?, 타나토스인가?” 저는 소심하고, 용기가 없어서 그 놈의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우리 성도님들도 저 보고 “목사님은 급하고 남성적”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저 보다도 더 소심한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면 답은 하나입니다. 그냥 이 놈의 머리채를 힘껏 쥐고, 함께 앞만 보고 달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잡은 것이 기회(Chance)인지, 위기(Crisis)인지는 훗날 우리의 삶의 자세를 통해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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