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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민 서옥녀(가명)씨가 9월 초 태국 이민국 수용소에서 철창 밖을 응시하고 있다. 미국행을 기다리는 서씨는 분유가 없어 배고파 보채는 딸을 한참이나 달랬다. 갈렙선교회 제공



“부디 살려주세요.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었습니다. 대한민국 땅에 하루빨리 가고 싶습네다.” 


태국 방콕의 이민국 수용소에 갇힌 탈북민들은 26일 김성은(52·갈렙선교회 대표)목사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자신들을 수용소에서 구출해 대한민국으로 보내 달라는 호소다.


김 목사는 이날 탈북자의 태국 이민국 수용소 생활사진 10여장과 동영상을 언론에 첫 공개했다. 

사진 속 탈북민 9명은 한달 넘은 수용소 생활에 지친 모습이었다. 


특히 수용소 창살 밖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빨고 있는 27개월된 아기 사진은 탈북민이 처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기는 2008년 2월 함북 청진에서 탈출한 서옥녀(28·가명)씨의 딸 지수이다. 


아기 사진은 지난 8월 김 목사가 탈북민에게 건넨 핸드폰으로 9월 초 촬영했다. 

서씨는 두만강을 건넌 후 인신매매를 당해 중국 농촌에 팔렸다. 


그리고 한족 남편과의 사이에서 지수를 낳았으나 가난과 폭력 등에 시달리다 아기와 함께 도시로 탈출했다. 


이후 선양 등지에서 ‘알몸 화상채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다 라오스에서 김 목사를 만나 지난 8월 말 태국 입국에 성공했으나 이내 이민국에 잡히고 말았다.


김 목사에 따르면 서씨와 같이 북한을 탈출해 성매매 등으로 생계를 잇는 여성이 선양에만도 200∼3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탈북 여성과 매매혼을 한 한족 남편들이 성매매 등을 강요하며 노예처럼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와 함께 수용된 김미정(38·가명)씨는 지난 1월 탈출 과정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됐다.


중국돈 4000위안(한국돈 약 66만3700원)을 주고 들것에 실려 중국 탈출을 시도했으나 브로커가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네 살된 딸과 자살 직전 김 목사에 의해 구출됐다. 


김 목사는 “수용소에 갇힌 서씨 등은 재판을 통해 탈북민이라는 사실이 증명되면 난민신청을 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대사관이 개입하지만 밀입국에 대한 벌금과 재판비 등을 못 내면 이에 해당하는 감옥살이를 한 뒤 추방 형식으로 한국이나 제3국으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2000년 1월, 중국에 단기선교를 갔다가 탈북민의 안타까운 현실을 접하고 이들을 국내에 입국시키는 위험한 사역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탈북민 500여명이 그의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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