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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올랐던 이스라엘 예루살렘 ‘십자가의 길’. 길목 양옆으로 옷이나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늘어서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십자가의 길’엔 예수님의 손바닥 자국이 도장처럼 새겨져 있었다.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이 몸을 지탱하려고 벽에 손을 짚으셨던 곳이다. 

손을 포갰다. 차고 딱딱했다.

당시 이곳에서 예수님을 바라보던 군중들의 시선도 그랬을 것이다. 

예수님을 조롱하던 군중들이 있던 자리는 순례자를 호객하는 상인들이 대신했다. 

아브라함 앤티크(골동품), 헤브론 유스호스텔 등 성경 속 단어가 적힌 가게 간판이 많았다. 

2000년 세월동안 성지는 점차 상업화됐지만 예수님이 태어나고 자라고 사역하고 죽으시고 부활하신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예수님처럼 나무 십자가를 짊어지고 십자가의 길을 걷던 한 순례자가 흐느꼈다. 지난 15∼20일 찾은 성지 이스라엘의 모습이다.


◇'피가 배인 땀'의 흔적


예수님이 태어나신 베들레헴의 마구간 자리엔 교회가 세워졌다. 

예수탄생교회. 


교회 입구의 높이는 1.2m 정도에 불과하다. 

들어가려면 머리를 숙여야 해서 ‘겸손의 문’이라고 불린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황소와 나귀가 그려진 성화가 보였다. 

이번 성지순례를 도운 예루살렘투어스의 이철규 집사는 “정면을 응시하는 황소는 크리스천을, 눈동자가 삐뚤어진 나귀는 비기독교인(혹은 유대교인)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바닥에 은별 문양으로 구멍 뚫린 곳이 있었다. 


여기가 바로 아기 예수님이 태어난 곳이다. 순례자들은 이곳에 얼굴을 집어넣고 기도했다. 


한 목사는 “이스라엘 땅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주님과 함께 거닌다는 생각에 감격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동편에 있는 감람산엔 작은 동산이 하나 있다. 겟세마네다. 


예수님이 로마병사들에게 잡혀가시기 직전까지 기도했던 곳이다. 

입구엔 1000년 이상 자리를 지킨 올리브나무(감람나무) 여덟 그루가 있다. 

어쩌면 올리브나무들은 예수님이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봤을지 모른다. 


나무 뒤쪽에 세워진 교회에 들어가니 평방 3m 정도 되는 돌판이 보였고, 그 앞에서 한 순례자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도 깨어있으라”고 당부한 뒤 이 돌판에 엎드려 ‘피가 배인 땀’(누가복음 22장 44절)을 흘리며 기도했다. 


교회 문을 나서며 뒤를 돌아보니 순례자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감람산 주변은 대표적인 우범지대다. 


‘감람산 소매치기 4인방을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2000년 전에도 사람들은 범죄를 많이 저질렀다. 


본디오 빌라도는 예수님을 붙잡아 감옥에 가뒀고, 군중들은 그런 예수를 죽이라고 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3번 부인한 곳도 이곳이다.



◇예수님이 걸으신 길


이스라엘과 요르단 국경이 맞닿은 부근의 요단강에 갔다. 강물은 혼탁했다. 

물속에 손을 넣은 뒤 휘저어봤다. 

예수님은 이 물로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성경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쉽게 건널 수 없었다고 나오지만 눈앞에 있는 요단강의 강폭은 그리 넓지 않았다. 


이 집사는 “당시엔 갈릴리호수의 물이 요단강으로 흘러내려와 수량이 많았지만 지금은 여러 군데 댐이 생기면서 강의 수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례를 받은 예수님은 광야로 가셨다. 


버스도 이스라엘 남쪽 ‘죽음의 땅’ 광야로 이동했다. 1시간 가까이 달리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건 온통 메마른 흙뿐이었다. 

엔게디 지역은 특히 지독했다. 엔게디는 다윗이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을 피해 도망 다녔던 곳이다. 


가끔씩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일었다. 

광야 끝에 있는 비옥한 땅이 여리고 지역이다. 

여리고 외곽엔 돌산이 우뚝 솟아있는데 예수님이 마귀의 시험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주변은 온통 돌투성이였다. 


마귀가 왜 ‘돌로 떡을 만들어 먹으라’며 예수님을 유혹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마귀의 세 번째 시험은 ‘이곳(시험산 정상)에서 보이는 것을 다 주겠다’는 것이다. 

시험산을 오르는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본 여리고엔 광야에서 볼 수 없었던 나무, 꽃, 풀이 있었다. 

당시 예수님의 눈에도 이런 것들이 보였을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오준영(원주 참행복한교회) 목사는 “예수님이 시험 당하신 곳을 직접 보고 느끼며 오늘날 세상의 유혹을 이기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지순례에 동행한 주진규(용인 다시본교회) 목사는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예수님이 수많은 군중 속에서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느껴져 눈물이 흘렀다”며 “성경 속 이야기가 얼마나 사실적이고 살아있는 것인지를 눈으로 본 것만으로도 많은 걸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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