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알라.JPG




최근 IVP에서 출간된 책 <알라>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공통의 신'을 섬긴다는 저자의 주장 때문이다. 

연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은 같은가. 논란의 내용을 살펴봤다. 


“교회 혼란케 하는 종교다원주의적 발상”


<알라>는 미국 예일대의 신학교수 미로슬라브 볼프가 2011년 쓴 책으로 국내에는 이달 중순 번역 출간됐다.


표지에서부터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은 같다?!’는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운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화제가 됐다. 


하나님과 알라가 같은 신이며, 기독교와 무슬림이 동일한 대상을 예배하면서도 이해하는 것이 다르다는 저자의 주장 때문이다.


교계에서는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 이하 언론회)가 가장 먼저 논평을 통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언론회는 “기독교에서 믿는 하나님과 이슬람에서 믿는 알라가 신적 유사성이 있다고 하여, ‘같은 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저자의 주장은 ‘정치신학’을 빙자해 교회를 혼란케 하려는 종교다원주의적 발상이며, 사단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슬람은 타끼야(거짓말을 허용하는 교리)를 활용한 선교전략을 펼쳐 기독교인들을 혼동에 빠지게 함으로 이슬람에 대한 경계를 무너뜨리려 한다”며 “그 중에 가장 그럴듯한 전략이 하나님과 알라는 동일 신이라는 것으로,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과 알라는 동일한 신이라는 혼동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저자가 제기하는 '종교 간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언론회는 “볼프 교수의 종교 간에 ‘어떻게 더불어 살 수 없을까?’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그의 생각은 기독교와 무슬림 간의 대화를 위한 접촉점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NS 우려 반응 잇따라

'담론 제공' 긍정적 반응도


한편 SNS 상에서는 일부 신학자들과 크리스천 누리꾼들의 반응과 서평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채영삼 교수(백석대 신대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에 ‘정치신학적’ 공존을 꾀한 저자의 의도는 이해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두 종교의 공존을 위한다는 이유로 섬기는 신이 같은 신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볼프의 주장은 얼핏 보면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의 화평을 추구하는 선한 노력 같지만 굳이 그것을 진리 주장으로 한다는 데 있어 미혹적”이라며 "‘알라’와 ‘여호와’를 설명하는 구약과 코란의 문맥들을 생략한 채 이 둘을 추상적으로 일치시키려는 시도는 논리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박영돈 교수(고신대 대학원)는 지난 22일 <알라> 출간기념 특별좌담회에서 나온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패널로 참석한 송용원 목사(은혜와선물교회)는 “종교개혁자 칼뱅이 볼프의 '’같은 신’에 대한 주장을 이미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칼뱅이 <기독교 강요>에서 인간 안에 보편적인 신지식이 있다고 말한 것은 인간의 보편적 신의식을 종교의 씨앗인 동시에 우상숭배의 근원으로 봤기 때문”이라며 “이를 근거로 칼뱅이 볼프와 같은 입장을 지지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칼뱅을 대단히 곡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이슬람을 적대시하는 극단적 반응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반대의 반응이 나타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양극화 갈등을 우려하기도 했다.

반면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출간 시기의 적절성 △건강한 담론 제공 등 한국교회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의견이다. 


한 네티즌은 “한국 사회 내 테러방지법 및 할랄식품 등 이슬람 관련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 이번 책 출간이 한국교회에 고민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슬람에 대해 정확한 정보 없이 단순히 적개심을 품고 있는 한국교회가 이슬람 및 알라의 본질을 바로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책을 잘 활용한다면 오히려 구체적인 선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컷뉴스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