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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선교단체 대학생이 같은 대학 학생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복음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대학생선교회 제공


<학원복음화협 '캠퍼스 사역 콘퍼런스'>


“한때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던 세대가 이젠 취업·연애·결혼·출산·내집마련·대인관계·꿈을 포기한 ‘N포 세대’가 됐다.”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가 지난 26일 서울 성동구 행당로 무학교회에서 개최한 ‘제8회 2015 캠퍼스 사역 콘퍼런스’ 발제자 윤용호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학원사역연구소장이 강의 중 한 말이다. 


1980년대 중후반까지 민주화를 이끌고 90년대엔 대중문화의 주도세력이던 청년세대가 어느 새 끝없이 포기만 하는 ‘좌절의 아이콘’이 됐다. 


꿈꿀 자격조차 박탈당한 이들에게 기독교는 어떤 위로를 건넬 수 있을까.



◇종교에 관심 없는 세대

최대 관심사는 '전공', '취업'


‘캠퍼스 생태계 변화에 따른 선교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윤 소장은 CCC 학원사역연구소가 조사한 ‘2013∼2015년 대학 신입생들의 종교의식’ 내용을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대학 새내기의 최대 관심사는 ‘전공 공부’(53.2%)다. 그 뒤로 ‘대인관계’(39.7%) ‘여행’(30.8%) ‘취업준비’(17.1%)가 이어졌다. 


기독 대학생들의 관심사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CCC 수련회에 참가한 대학생 절반 이상이 최대 관심사로 ‘취업’(34%)과 ‘진로’(24%)를 꼽았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답한 학생은 14%에 그쳤다. 


청년들의 관심이 취업을 위한 이른바 ‘스펙 쌓기’에 집중되면서 종교 관심도는 매해 떨어지고 있다. 


종교가 없는 올해 대학 신입생에게 향후 어떤 종교를 택하고 싶은지를 묻자 ‘갖고 싶지 않다’(88.6%)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2014년(78.5%), 2013년(71.8%)보다 더 높아진 수치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대학의 역사와 정체성에서 본 캠퍼스 선교’를 발제한 김유준 연세차세대연구소장은 90년대 중반 기존 학생운동권의 붕괴와 외환위기가 대학생들의 ‘무교 성향’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대학생들이 거대 담론보다 개인적 상황을 중시하고, 경제위기로 구직난이 심화되면서 대학이 ‘취업·고시학원’으로 전락했다”며 “대학 생태계 변화에 따라 대학 내 선교활동도 90년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대폭 인원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윤 소장은 “최근 3년간 CCC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교인 대학생들이 교회를 다니지 않는 이유로 ‘흥미가 떨어져서’란 답변을 가장 많이 꼽았다”며 “학원사역단체는 앞으로 종교에 무관심한 이들이 복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선교방법을 더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독선적 포교 벗고 

진정성 있는 친구 돼야


종교 자체에 관심이 없다 보니 캠퍼스 전도에 대해서도 대부분 관심이 없다거나 부정적 견해를 보인 경우가 많다. 


올해 대학 새내기들은 전도에 대해 ‘관심이 없다’(40.5%)고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거부감이 들었다’(28.8%)고 응답했다. 


거부감이 든 이유는 ‘전도 방법이 싫어서’(35.9%) ‘종교를 권유하는 행동이 싫어서’(34.8%) ‘전하는 내용에 동의가 안 돼서’(20.4%) 등이었다. 


한 선교단체 간사는 “캠퍼스에서 전도를 하다 보면 ‘왜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와 종교를 권하느냐. 쉬고 싶으니 방해하지 말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개인주의 성향이 높아져서 그런지 이전 같은 방식으론 전도는커녕 대화를 나누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청춘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선 전도에 앞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고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게 캠퍼스 사역자들의 중론이다. 


윤 소장은 “‘N포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이들 눈높이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전도 이전의 전도’가 중요하다”며 “이들의 문제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기도하며 인내한 뒤 기회가 주어질 때 복음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세대와 소통하는 캠퍼스 선교’를 위해 지역교회와 선교단체가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소장은 “대학은 군대에 비해 5∼6배나 많은 청년이 모인 진정한 ‘영적 황금어장’이지만 한국교회는 심각할 정도로 캠퍼스 선교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며 “지역교회가 학원선교단체 사역과 사역자를 장기적으로 지원할수록 진리에 마음을 열고 ‘하나님의 자녀’란 정체성을 회복하는 청년들이 캠퍼스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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