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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나는 '독친(毒親)'인가 '득친(得親)'인가. 
독친(Toxic parents)은 '독이 되는 부모'를 말한다. 

자기 욕심대로 자녀를 길들이며 오히려 자녀 인생에 독이 되는 부모다. 

반면 득친(Detoxic parents)은 '득이 되는 부모'다. 

자녀의 독을 해독시켜 삶에 유익을 주는 부모다. 

과연 나는 어떤 부모인가.

크리스천 부모와 자녀 10명 중 7명은 대화의 부재로 갈등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의 취미, 적성, 친구들 이름을 몰랐고(60%), 다른 아이와 내 아이를 자주 비교했다(71%). 

비교는 자녀의 인성을 파괴하는 가장 강력한 독인데, 크리스천 부모는 이를 간과했다. 

또 부부갈등도 심각했다. 

이로 인해 자녀들은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국민일보와 하이패밀리 가정사역평생교육원이 공동 기획한 '크리스천 부모역할 건강도' 조사에서 드러났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전국의 크리스천 부모 328명, 크리스천 중·고교생 자녀 42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크리스천 부모들, 
분노 조절 어려워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엡 6:4) 
분노는 최고의 독성이다. 

자녀의 마음을 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설문에서 크리스천 부모들의 감정이나 분노조절 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화를 거의 안 낸다’(59%)고 했지만, 자녀들은 ‘부모가 화를 낸다’(54%)고 상반된 입장을 전했다. 

분노 조절 여부에 대해서도 91%의 부모들이 ‘화를 가라앉혀야 할지 잘 안다’고 밝혔지만, 자녀들의 36%만이 ‘부모가 화를 다스릴 줄 안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폭력 수위까지 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일부 부모들이 화가 나면 자녀에게 물건을 던지거나 때린다(부모 18%, 자녀 20%)고 답했다. 

하지만 자녀에게 던지는 인신공격성 발언이 의외로 높게 나온 것은 깊게 고민해 봐야 한다. 

‘화가 나면 나도 모르게 자녀를 인신공격할 때가 있다’라는 문항에 43%의 부모, 38%의 자녀들이 ‘예’라고 답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도 가정행복의 큰 걸림돌이다. 

부모 67%, 자녀 69%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모의 절반 이상은 자신이 ‘자녀의 속마음을 헤아린다’(51%)고 했지만, 다수의 자녀들이 ‘부모가 자신의 속마음을 몰라준다’(59%)고 토로했다. 

이 같은 소통의 부재는 관계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녀들은 가족관계에서조차 마음 나눌 곳을 잃게 된다. 
가족 간에 특별한 소통 훈련이 필요하다.


조종하는 부모, 
자녀들 격려도 인색 

‘헬리콥터형 부모’라는 말이 있다. 

늘 자식 주변을 빙빙 맴돌며 사사건건 간섭하는 부모를 말한다. 

크리스천 부모들도 자녀들을 ‘조종’하고 ‘통제’하는 데 예외가 아니었다. 
부모의 절반 이상이 자녀를 신뢰하지 못하고 간섭했다. 

‘나는 자녀가 자신의 스케줄을 직접 관리하도록 맡겨둔다’라는 문항에 58%의 부모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61%의 자녀들도 부모가 스케줄을 관리하도록 맡겨두지 않는다고 했다. 

부모와 자녀 간에 기본적인 신뢰감조차 형성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렇다보니 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화를 냈다(70%). 

그만큼 자녀를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매우 강하다는 방증이다. 
여기서 우려되는 점은 부모가 이때 좌절을 느끼면서 분노를 표출한다는 거다.
이런 관계에서 자녀가 부모의 격려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자녀들은 ‘부모님은 나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도 내색하지 않고 격려한다’라는 문항에 66%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크리스천 부모의 역할부재도 여실히 드러났다. 

부모가 부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면, 자녀로 하여금 무관심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느낌을 심어주고 이는 곧 버림받음의 느낌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번 설문에서 자녀의 일상에 대한 부모의 관심도를 묻는 문항에서도 부모와 자녀는 모두 부정적인 대답을 했다.

‘나는 자녀의 취미나 적성, 고민거리, 친구이름 등을 잘 안다’는 문항에서 60%의 부모들이 ‘아니오’라고 응답했다. 

자녀들이 생각하는 부모는 더 심각했다. 
무려 84%의 자녀들이 부모의 관심 없음을 지적했다.

주말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지에 대해서도 부모는 65%, 자녀는 35%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대체로 크리스천 부모들은 자녀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자녀들은 불충분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오로지 성적 외에 자녀의 일상에는 무관심한 부모로 생각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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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갈등 심각, 
자녀들에게 전해져 

부부갈등은 자녀의 정서를 급속도로 파괴시키는 바이러스다. 

이번 설문에서 크리스천 자녀들은 엄마, 아빠가 화해하는 것보다는 다투는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자녀들 앞에서 배우자와 싸우는 모습보다 화해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준다’는 문항에서 부모들은 45%만이 ‘예’라고 응답했다. 

절반 이상의 부부가 다투며 지냈다. 

자녀들 28%만이 부모의 화해 모습을 지켜봤을 뿐이다. 
더 심각한 것은 부부갈등의 원인이 자녀 때문이라는 것. 

절반 이상인 53%의 부모들이 ‘나는 자녀들 문제로 배우자와 다툴 때가 있다’고 밝혔다. 
또 부모 42%는 배우자와 갈등 이후 자녀에게 짜증이나 화를 냈다. 

자녀들 역시 이를 그대로 느꼈다(47%). 

이처럼 크리스천 자녀들 역시 위험할 정도로 부부갈등에 노출되어 있었다. 

절반 이상의 부모들이 자녀 때문에 갈등하고 있었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자녀 몫으로 전해진다. 

이는 자녀들로 하여금 매우 해로운 죄책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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