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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 에큐메니컬' 교회를 표방하는 새바람커뮤니티교회가 다음달이면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1985년 2월 17일 창립한 교회는 서정운 전 장신대 총장, 은준관 전 실천신학대 총장, 이상훈 전 서울신대 교수, 정웅섭 전 한신대 교수 등이 공동 목회자로 참여해 하나님과 성경 중심의 교회를 표방하며 지금껏 유지해왔다. 

자체 예배당 건축 대신 강당이나 빌딩 공간을 빌려 썼고 담임목사와 교권, 건물이 없는 '3무(無) 교회'를 지향한다.


목회는 생명 살리는 일 

서울 송파구 가락본동 가락교육센터가 ‘예배당’인 새바람커뮤니티교회는 창립 정신에 따라 초교파적 신학자들이 공동 목회를 하고 있다. 

김도일(장신대 기독교교육학) 송순열(한신대 신약학) 유경동(감신대 기독교윤리학) 윤철원(서울신대 신약학) 교수 등 4명이 돌아가며 설교하고 있으며 대표목사 한 명이 목양을 전담한다.

교회 운영위원회와 전교인 총회가 중요 결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교인은 아이들을 포함해 1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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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호현로 서울신학대에서 대표목사인 윤철원(53) 교수를 만났다. 

“특정 교리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신앙을 추구한다는 유익이 있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 되신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30년 동안 예배와 성경 공부가 더 깊어졌고 젊은이도 늘고 있습니다. 
작지만 지역사회 봉사와 선교 등에도 참여해왔습니다. 
예배는 철저히 교회력에 입각합니다.”

윤 교수는 30년 교회 사역을 이렇게 설명했다. 
2012년 7월부터 대표목사를 맡고 있는 그는 누가복음을 전공한 소장학자다. 

그는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만지심’에 주목하고 이를 목회에 적용하고 있다.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만지심으로 신자들이 회복되고 치유된 것처럼 목회는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이를 목회자에게 적용하면 목사는 신자들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니라 섬김과 배려로 다가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이를 ‘신적 만지심(divine touch)’과 ‘휴먼 케어’로 이름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교회 공동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신앙인 특유의 향기를 순환시키자는 것이다.  

“목회는 경계선(문지방)을 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항상 식탁교제를 통해 경계 밖에 있는 외부인을 환영했습니다. 

사도행전엔 이런 장면이 많습니다. 사도바울의 이방선교도 거창한 게 아니었습니다. 
교회의 문을 열어 이방인이 경계를 넘도록 한 것입니다.” 


다양한 교회의 실험은 계속돼야  

윤 교수는 교수로서 목회를 병행하고 있지만 기쁘다고 했다. 

주일이면 새벽 4시에 경기도 일산의 집을 나와 새벽예배와 주일예배, 오후 전교인 성경 공부 등을 인도한다.

 수요예배도 인도하며 방학 중엔 대심방을 한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에서도 예배를 인도한다. 

한 번은 눈 오는 날 갑자기 장례가 나는 바람에 학교에 있던 그는 집에 가서 옷을 챙기지도 못하고 장례식장으로 가는 길에 양복과 넥타이를 구입해 입관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그는 군목과 유학 시절 목회를 경험했다. 

육군 22사단과 27사단에서 연대 군목으로 근무하면서 수백 명의 병사들에게 세례를 줬고 부대 지휘관에게 인정을 받았다. 

주위에선 장기복무를 권했다. 92년 영국으로 유학 간 그는 ‘신문학 비평’으로 유명한 셰필드대 대학원 성서학과(문학부)에서 헬레니즘과 신약성서 연구로 성서학 박사(Ph.D.) 학위를 마쳤다. 

그는 공부하는 동안 셰필드한인교회를 설립해 4년을 목회하기도 했는데 하도 열심히 신자들을 섬겨 주위에선 ‘윤 목사는 학위엔 관심이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윤 교수는 앞으로 한국교회는 대형 교회보다는 다양한 소규모 교회로 재편될 여지가 많다고 예상했다. 

직업을 가진 목사나 교수들이 설교를 담당하고, 신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교회가 많이 출현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봉사와 선교, 문화 등에 특화된 사역이 더해진다면 향후 대안적 교회의 모습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이른바 ‘가나안 성도’를 비롯해 기존 신자 중에는 교회에 대한 아쉬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들은 교회 안에서 공동체성과 예수 그리스도의 면면이 더 드러나기를 원합니다. 목회자들을 향해서는 희생적 리더십을 발휘해주기를 원합니다. 
새로운 교회는 이를 충족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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