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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의 임준표 선교사가 수도 니아메에 건립한 생수교회 건물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성난 시위대에 의해 불타 내부 기물 등이 모두 파손됐다. GMS 제공

임준표(59) 김정연(57) 선교사는 여느 때처럼 학교에서 수업 중이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성난 시위대가 교회와 기독교학교를 공격했다는 긴급 제보를 받았다.

그들은 수업을 중단했고 700여명의 학생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주위엔 시커먼 연기가 솟아올랐고 시위대의 아우성 소리가 들렸다. 

교사들과 함께 몸만 빠져나온 그들은 어디로 갈지 몰라 갈팡질팡 하다가 인근 부족의 초가집으로 숨었다.

그리고 5시간. 

시위대는 학교 건물과 교회 등을 불태웠다. 
임 선교사는 움막에서 전화를 받았다. 

불타는 교회와 학교를 바라보는 성도들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임 선교사는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니제르에서 일어난 반(反) 샤를리 에브도 만평 반대 폭동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임 선교사는 22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담담하게 전했다. 

그는 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선교사로 1988년부터 교회와 학교 사역을 펼쳐왔다. 

이번 폭동으로 운영 중인 생수중·고등학교의 행정건물 1개가 전소됐고 18개 교실의 기물이 파괴됐다. 

또 교회당 2개와 선교부 사무실, 선교센터도 전소됐다. 

생수중·고등학교는 니제르의 명문 사학으로 장관과 정부 고위직 공무원 자녀들이 주된 학생이다. 

임 선교사는 “수도 니아메에 있는 현지 교회의 90%가 불탔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며 “시위대는 사전에 폐타이어와 휘발유를 준비하고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시위대들은 그룹으로 나눠 각 교회의 십자가와 강대상, 성경, 찬송, 성가대복 등 기물을 수거해 교회당 앞에 모아놓았고 그런 다음 교회 건물과 함께 불을 질렀다. 

니제르기독교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개신교회 63개, 가톨릭교회 18개 등 총 81개가 불에 탔다. 

한국 선교사들의 경우 임 선교사 이외에도 P선교사의 교회와 전도사 사택이 피해를 입었다.

 ‘컴파운드’라고 부르는 구역 안에서 활동해온 GMS와 하나님의성회, 침례교선교부 등은 주 타깃이었다. 

임 선교사는 “현지인들 사이에 ‘기독교인을 공격하라’는 문자 메시지가 돌고 있어 외출을 삼가하고 있다”며 “선교사들은 니제르 교회와 함께 끝까지 고통을 분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수중·고등학교는 22일 전기와 수도 시설이 복구되면서 수업을 재개했다. 

한편 GMS는 피해를 당한 임 선교사의 학교와 교회 복구를 위해 총회 차원에서 모금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031-354-8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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