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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정동 구세군중앙회관 내에 위치한 구세군 보건사업부는 개신교에서는 유일하게 에이즈 감염인들의 재활을 돕는 HRC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구세군 보건사업부 직원들 모습. 맨 오른쪽이 담당관 이재성 사관 내외.


◈ 6년전 에이즈 감염 A씨..
"에이즈 걸린 놈이란 손가락질때문에 고통"

유년시절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어야 될 만큼 고된 삶을 살아야 했던 A씨. 
A씨는 6년 전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성접촉으로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이 됐다.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던 청천벽력같은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모든 사회적 관계가 끊어져버렸다. 
A씨의 희망 공간이었던 쪽방에서조차도 손가락질을 당해 더이상 갈곳조차 없었다. 
술 없이는 하루도 잠을 이룰 수가 없는 절망의 시간이었다.
A씨는 “에이즈 감염인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인간관계가 막혔다"며, "쳐다보면 에이즈 걸린 놈 아니야란 시선이 느껴져 사람들 앞에 설수 없었다"고 말했다.

◈ A씨 1년 방황 끝에 만난 구세군이 삶 바꿔..
'마음의 자활' 큰 힘

A씨가 1년의 방황 끝에 붙잡은 것은 구세군이 내민 손길이었다. 
개신교에서 유일하게 에이즈 감염인들을 돌봤던 구세군의 자활 프로그램을 만나면서 절망을 딛고 일어섰다. 
A씨는 “구세군에서는 자격증을 따고 싶다거나 바리스타 과정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 자원봉사자를 섭외해서라도 가르쳐주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일찍이 1997년부터 에이즈 감염인들을 돌봐온 구세군은 지난 2012년부터 구세군 감염인 재활센터를 열고, 마음의 재활, 주거의 자활, 경제의 자활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건강한 사회인으로의 복귀를 돕고 있다. 
구세군 보건사업부 담당관 이재성 사관은 “국내 에이즈 감연인들의 삶이 소수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인으로 함께 살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에이즈 감염인 1만 명 시대..
"고혈압처럼 약물치료로 정상적 생활..편견 없애야"

보건 당국에 따르면 국내 에이즈 감염인은 1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 인식은 에이즈는 죽음의 병이란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어 에이즈 감염인들을 사회의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
구세군 이재성 사관은 “에이즈는 당뇨와 고혈압같이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우리 사회가 에이즈 감염인들과 함께 살수 있도록 편견과 차별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성 사관은 또, "보건당국 역시 에이즈 감염인들을 관리 대상으로만 보고 질병관리본부로 넘기는 데 이들을 특별 자활 대상으로 인식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A씨 "받은 사랑만큼 이웃위해 베푸는 삶 살고파"

구세군 자활프로그램을 통해 새 인생을 시작한 A씨. A씨는 에이즈 감염인들이 고통스럽더라도 절망의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자신과 같이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A씨는 “에이즈 감염인들이 자꾸 숨기고 하니까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다"며, "내가 에이즈 환자라는 말은 안하더라도 사회에 나와서 일도 하고 능력이 되면 기술 배워서 자원봉사도 하고 그러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에게 소원을 묻자 "건강하게 사는 것, 그리고 자신이 받은 사랑만큼 이웃들을 위해 보탬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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