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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파격적이지 않은가? 

기독교 출판사에서 나온 책 제목이 이렇게 가감이 없다는 게 말이다. 

그만큼 돈과 성에 관한 문제가 더 이상 교회 밖만의 일이 아니란 얘기다. 

미국 리디머신학교 목회상담학 교수인 저자는 남몰래 이런 문제들을 고민해온 그리스도인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가진 문제들의 근본적 원인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책을 집필했다. 

그는 필라델피아 글렌사이드의 기독교상담교육재단에서 ‘변화되는 삶’ 사역을 이끌고 있고, 텍사스주의 포트워스 목회상담센터 대표로 활동 중이다.

첫 장의 주제가 ‘미안하지만, 우린 제정신이 아니다’이다. 

솔직히 성과 돈 문제에서만큼 우리 사회가 제정신이 아니란 이 표현에 수긍이 간다. 

쉽게 컴퓨터만 켜도 낯 뜨거운 동영상이나 뉴스들을 접하는 현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TV에서도 여성의 노출은 이야깃거리조차 되지 않는다. 

거리에서 남녀의 스킨십 장면도 심심찮게 목격하게 된다. 돈 문제에서 개인을 비롯, 대출을 받아 건축을 감행한 교회들의 부채 규모만 봐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또 이르시되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둑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질투와 비방과 교만과 우매함이니 이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막 7:20∼23) 저자는 예수님의 쓴소리를 새겨들을 것을 권면한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이런 문제는 마음에서 온다. “성과 돈의 전쟁은 단순히 주변 문화의 유혹에 맞서는 싸움이 아니다. 단순한 행동이나 우리가 몸으로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다. 

그리스도는 우리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나 상황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것이 우리 행동을 좌지우지한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성 문제는 분명 마음의 문제인 것이다.”(61쪽) 

돈 문제 역시 마음의 문제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렇다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은 이미 정해져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이 광기에서 우리를 해방시킬 수 있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이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은혜다.”(28쪽)

책은 단순히 성과 돈 문제를 억눌러야 할 죄로 여기고, 피상적이고 금욕적인 임시방편을 제시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돈과 성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들어간다. 

예를 들어 저자는 육체적 쾌락만을 좇아 왜곡된 성생활에 빠지는 ‘섹스의 작은 그림’과 달리 하나님이 의도하신 삶의 일부로 성을 이해하고 부부가 진정으로 한몸을 이루는 ‘섹스의 큰 그림’을 그릴 것을 권면한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는 성은 원래 그 의도처럼 아름답고 친밀하며 관계적인 예배 행위가 된다. 

그 모든 신체의 즐거움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잊지 않는다”(105쪽)며 성은 하나님의 존재와 연결됐음을 언급한다. 

또 ‘성은 하나님의 영광과 연결된다’거나 ‘성은 하나님의 목적과 연결된다’는 식으로 성에 대해 그동안 말하기를 꺼려해온 그리스도인들에게 새로운 성문화에 눈을 뜰 수 있도록 안내한다.
돈과 성에 대한 주제와 결말은 뻔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서평까지 쓰게 된 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무엇이고,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까지 잘 알면서도 우리는 계속 넘어지고 또 깨진다. 

정체성 혼란, 즉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그리스도인이 많다는 거다. 
그게 더 큰 문제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소망이 없는 걸까.

“우리는 성과 돈으로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 그 죄성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어떤 식으로든 살아 있다. 
하지만 겁낼 필요는 없다. 

우리는 결핍과 외로움, 불가능이 속삭이는 의견들에 굽히지 말아야 한다. 메시아 예수님이 이 미친 세상에 오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우리가 마주치는 모든 문제에 부딪히셨고, 우리를 대신해 모두 물리치셨다.

그리하여 당신과 나는 성과 돈의 싸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은혜를 소유하게 되었다. 
성과 돈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영원으로 돌아갈 때까지 우리에게는 이 싸움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302쪽) 

조금은 위로가 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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