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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처인구 이동면 송전리 송전교회(권준호 목사)는 어린이날인 오는 5일 교회 앞마당에서 ‘연두 어린이 축제’를 연다. 

마술쇼부터 놀이기구(에어바운스) 타기, 풍선아트, 새총 쏘기, 가족사진 촬영 등 20여 가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교회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 프로그램에 온 성도들이 들뜬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 중이다.

권준호 목사는 1일 “이 지역 어린이들은 어린이날에 딱히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면서 꿈을 발견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교회 창립 104년을 맞이하는 송전교회는 ‘동네 사랑방’ 또는 ‘송전리 문화센터’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교회 곳곳에는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일주일 내내 동네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교회 입구의 ‘비전센터’에는 전문 바리스타가 상주하는 ‘엘림 카페’가 있고, 꽃꽂이부터 악기 연주, 냅킨아트 같은 갖가지 문화교실과 노인대학도 열린다. 

주말과 주일에는 아트홀에서 영화가 상영된다. 

초등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마친 뒤 교회 내 어린이 도서관으로 향한다.

지난달 17일 오후 송전교회 본당 1층.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문을 밀고 들어서자 할머니 10여명이 장구 장단에 맞춰 민요를 익히고 있었다. 
같은 시각 본당 옆 비전센터 강당에서도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50명이 넘는 동네 어르신들이 반주에 맞춰 대중가요를 익히고 있는데 몇몇은 이미 무대 앞에 나와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이들을 섬기고 있는 40대 초반의 여성 자원봉사자는 “여기 오신 어르신들 중에는 이날(목요일)만 기다리는 분들도 많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차를 타고 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송전교회가 주민들을 위한 ‘문화사역’에 뛰어든 배경에는 지역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교회가 자리 잡은 지역은 고령인구가 많고 용인에서도 문화적으로 낙후된 편이다.

“주민들이 영화나 음악회를 보려면 굉장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어떻게 하면 양질의 문화를 제공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교회의 문턱을 낮출 수 있을까 기도하면서 준비했지요.” 권 목사 얘기다.

권 목사와 온 성도의 소망은 교회 창립 100주년이던 2010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졌다. 

일제시대 때부터 창고로 쓰이던 교회 옆 건물을 문화시설인 ‘비전센터’로 개조키로 한 것. 

4년이 지난 지금, 이 건물에서 펼쳐지는 각종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연인원은 하루 평균 300여명. 

이들 중 3분의 2 정도가 지역 주민인 것으로 교회 측은 파악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운영해온 노인대학은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기도지사상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지역사회와 함 하는 교회상(2004년)’을 받기도 했다. 

송전교회 장영권 전도사는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지역 주민들과 성도들로 교회가 늘 붐비고 있다”면서 “교회와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을 위한 교회의 문화사역은 교회 공동체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권 목사에 따르면 문화사역의 효과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교회에 대한 성도들의 자긍심이 높아졌다. 

교회에 대한 대외 이미지와 평가도 좋아졌다. 

무엇보다도 문화사역을 통해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전도의 문이 열리고 있다. 

권 목사는 “‘문화 사역’을 통해 교회와 지역사회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면서 “한국교회 전체적으로 볼 때 문화사역 전문가들이 더 많이 양성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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