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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탈북자들이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주한중국대사관 앞에 ‘탈북소녀상’을 세우기로 했다. 

탈북동포회와 선민네트워크 회원 20여명은 10일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유엔 인권이사회 탈북난민 인정 권고 무시 규탄’ 기자회견 및 항의집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항의하는 의미로 탈북소녀상을 설치하기로 했다”며 “중국은 유엔의 권고를 거부하고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중국과 한국 정부는 탈북자 강제노역 및 인신매매의 방지, 인권보장을 위해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탈북소녀상은 2002년 5월 중국 선양 일본 총영사관에 들어가다 중국 공안에 붙잡히는 장면으로 유명해져 2006년 4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면담한 김한미(당시 3세)양을 모델로 제작될 예정이다. 

건립비용은 한국교회를 중심으로 모금하며 제막식은 올 연말쯤 가질 계획이다.

회원들은 이날 ‘북녘 땅의 호산나’ ‘고향의 봄’을 부르고 ‘탈북자 강제 북송 중지’를 외쳤다.

2009년 남한에 온 탈북자 박선희(가명·75) 서울꿈의교회 집사는 “탈북자들은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중국과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왜 그렇게 외면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선민네트워크 대표 김규호(48) 목사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중단했던 탈북소녀상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며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소녀상(일본군위안부 평화비)이 있기 때문에 탈북소녀상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서울 명동과 광화문 등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서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에 대한 항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중 관계에 갈등이 우려된다”면서 “관련 부서의 검토를 거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를 관장하는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탈북 소녀상을 도로에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며 설치되면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탈북동포회는 2007년 결성된 기독 탈북자 모임으로 매주 수요일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지 호소집회’를 열고 있다. 

또 ‘고향의 봄 실버합창단’을 조직해 프랑스와 독일 등 10여개국을 방문, 북한인권 운동을 전개해 왔다. 

선민네트워크는 40∼50대 목회자 및 평신도 지도자들로 구성된 기독NG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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