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 북한의 교회 상황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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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로 서울대 통일연구소장.


통 일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통일과 북한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도 매우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전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북한선교학교 교수)는 최근 북한선교 관련 한 국제세미나에서 통일과 북한선교 전략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통일은 북한주민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교적 과제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통일은 북한을 복음화하며 남한교회 부흥의 불길을 지피는데 대단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 일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 북한선교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특히 정신무장이 잘되어 있는 북한의 젊은이들이 복음을 받아들인다면 그들은 ‘세상에서 여태껏 본 적이 없는 급진적인 새로운 부류의 선교사들’이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1990년대 이후 한국교회의 북한선교는 세 방향으로 전개됐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대상으로 한 공식접촉과 지하교회 건설을 목표로 한 선교활동, 그리고 NGO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통한 북한선교의 세 방식이 바로 그것.
먼 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대상으로 한 활동은 1980년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범종단적 통일운동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남북나눔운동'이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교류를 시작했고, 특히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감리교단과 예장통합, 예장합동 등의 보수진영 교단이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교류를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대북지원과 선교사업이 자연스럽게 접목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지하교회 건설을 목표로 한 선교활동은 한기총을 비롯한 남한의 여러 보수교회와 각종 ‘선교회’가 주도하고 있다. 또 탈북자들을 전도하고 훈련시켜 북한 내지로 보내 말씀을 전파하는 직접적인 방법도 구사하고 있다.
 인 도주의 대북지원을 통한 선교활동으로는, 한국기독교북한동포후원연합회, 한민족복지재단, 한국대학생선교회(CCC)가 참여하고 있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유진벨재단, 월드비전, 국제기아대책기구, 국제옥수수재단 등 기독교 대북지원 단체를 통한 참여형식으로 추진된다.
그러나 북한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은 대단히 부정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북한에서 기독교와 십자가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들의 만행과 연관지어 이해하기 때문에 일반주민들은 기독교를 미신이라고 교육받고 있고 십자가를 보면 소름이 끼치고 섬뜩해진다고 한다”며 “심지어는 기독교를 ‘사람의 피를 뽑아 죽이는 사악한 미신이다’, ‘교회 지하실에는 사람들의 뼈가 수북히 쌓여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주체사상을 종교화하며 이를 위해 조직적으로 결집해 있는 북한에 대한 한국교회의 과제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과제가 ‘화해의 영성 회복’이라고 지적했다.
그 는 “남북한 사회와 주민들 사이의 적대감과 두려움, 원망의 감정을 서로 화해하는 작업이 첫 번째 해야 할 과제”라며 “한국교회는 북한과의 대립의 문제를 영적 싸움으로 보아야 한다”며 “남북한 민족이 분단으로 짓고 있는 죄를 회개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분열, 대립의 역사현장에서 화해와 용서, 통일과 하나 됨을 추구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
그 는 “현재 북한의 교회는 공인교회, 지하교회, 그루터기 공동체의 세 유형으로 구분된다”며 “해방당시 북쪽 30만, 남쪽 12만 기독교인이 있었지만 현재 북한당국의 설명에 의하면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520여 가정예배소 및 전국에 1만 3천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인교회에 대해서는 “북한당국에 의해 동원되는 신자들로 ‘가짜’라는 평판을 듣기도 하지만,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동원되는 신자들이 과거 기독교인 가족들이라는 사실”이라며 “이들의 신앙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교류를 지속해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하교회에 대해서 그는 “이들은 비밀스럽지만 활동적인 집단으로 외부세계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들”이라며 “적게는 2천명에서 많게는 20만명 선으로 그 규모를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공 인교회가 국가의 통제를 받는 것과 비슷하게 지하교회 역시 정보부의 통제 하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도 지하교회의 활동을 통해 직접 복음이 전해지는 있고, 지하교회를 통해 나타날 역사는 아무도 속단할 수 없다는 것.
또 한, 과거 기독교인 가족들로 존재하는 그루터기 공동체가 있다. 그는 “과거 30만명의 기독교인 중 현재 약 7만 명 정도가 그루터기로 존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부에서는 50만명 혹은 70만명까지 그 가족들의 규모를 추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통일은 궁극적으로 북한주민들이 남한을 선택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북한주민의 일부분인 탈북자들이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성공적으로 정착함으로써 북한내부의 주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탈북자는 북한내지의 가족, 친척들과 네트워킹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원”이라며 “이를 위해 관심을 갖고 탈북자 선교를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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