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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배 교수
침례신학대학교 침례신학대학원장


일반적으로 ‘종교의 자유’라고 하면 신앙생활을 마음껏 영위할 자유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개념이 삶의 환경에 따라 달라지고 있습니다.
풍요롭고 청정한 국가인 호주에서도 미국이나 유럽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처럼, 종교의 자유가 자신의 신앙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거나 표현하지 않는 행동으로까지 이탈하고 있습니다.
영국 국교회의 박해를 피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이주한 청교도가 신앙의 자유 개념이 변질하여, 종교의 자유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종교의 자유로 인식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리스도인이 다른 사람들과 식사할 때 감사 기도하는 것마저 무례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기도 행위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신앙을 표현하므로 이는 주변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자신의 신앙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앙 이야기를 듣지 않을 자유를 말하는 것으로 변질하고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이 자칫하다가는 다른 사람의 종교 자유를 침해하거나 무신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가 되어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지난해 호주에서 연구 활동을 하면서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보았습니다.
미국이나 영국과 같이 호주도 이미 다문화 사회고, 우리나라도 역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사회는 다종교 사회이며, 각기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한 사회 속에서 서로 얽혀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종교 간 갈등을 우려해서 대화로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정치적인 해법이 제시되기도 하는데 그 인식의 산물이 바로 종교다원주의입니다.
종교다원주의는 모든 종교는 같고 각 종교 안에 구원이 있다고 전제하기 때문에 종교 간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 종교다원주의는 소리 소문 없이 기독교에 침투하는 악성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하면 기독교를 인간에게 구원을 주는 여러 종교 중 하나로 생각하여 천지를 창조하신 유일하신 하나님을 부정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간혹 그러한 태도가 마치 교양을 갖춘 지성적인 신앙생활로 포장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한다는 명분으로 ‘그래, 모든 종교는 똑같다’는 포용력 있는 듯한 태도와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신앙으로 이방 종교인과 대화하며 복음 전하는 것은 다릅니다(요14:6).
 다른 종교보다 ‘우월한’ 기독교가 아니라 오직 예수님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을 제시해 줍니다. 신천지, 통일교 등 쉽게 구별되는 이단들과 달리 소리 소문 없이 ‘교양과 지성’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하여 교회에 스며드는 다문화 사회의 종교다원주의는 경계해야 할 사탄의 가시입니다.
“다른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행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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