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본인교회 요시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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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다 고조 목사가 22일 자신이 사역하는 서울 성수동 서울일본인교회에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앞으로 보낸 항의 서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일본인교회 요시다 고조(70) 목사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비난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31년째 한국에서 목회 중인 요시다 목사는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부르짖어온 ‘일본의 양심’ 중 한명이다.
요시다 목사는 지난 20일 노다 총리 앞으로 보낸 ‘한국인의 분노를 모르는 일본인’이란 제목의 편지에서 “한국 대통령이 한국 섬(독도)에 가는 것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면서 “일본이 한국 독립운동가들과 위안부 소녀들에게 저지른 일을 생각하면 당시 최고 책임자의 후계자인 현 일왕에게 한국 대통령이 사과를 요구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자신의 나라가 저지른 만행과 피해를 입은 한국인의 아픔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목사는 22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지금 일본 정부가 하고 있는 언행은 애국적인 것이 아니라 망국적인 행태”라며 “일본 국민뿐 아니라 정부 당국자까지 일제 시대 우리의 만행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면서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대단히 부끄럽다”고 말했다.
요시다 목사는 1977년 수원 제암리교회 순교현장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13년간의 일본 목회를 접고 81년 ‘사죄와 화해의 선교사’로 서울에 왔다.
이후 31년 동안 어떤 한국인보다도 열심히 일본의 역사적 잘못을 알리고 일본인들의 회개를 요구하는 데 앞장서왔다.
일본 정부에 항의 서한을 보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1년에는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해, 2005년엔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에 관해, 지난해엔 위안부 평화비 철거 요구에 항의하는 편지를 보냈다.
요시다 목사가 이끄는 서울일본인교회의 주보에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십자가가 놓인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는 “가해자 민족과 피해자 민족이 예수님 십자가 안에서 하나가 되고 있는 모습으로, 내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그림 밑에 교회의 4가지 목표가 적혀 있는데 첫 번째가 ‘일본 민족의 참회와 회개’다. 그는 “개인뿐 아니라 민족 차원에서도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성경구절로 마태복음 5장 23∼24절을 꼽았다.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란 말씀이다. 요시다 목사는 “일본 국민들이 하나님께 예배드리기에 앞서 형제 나라인 한국에 용서를 구하고 화목해지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한일 양국 교회의 교류·협력을 위해서도 노력해왔다. 교류를 희망하는 양국 교회에 중매자로 나섰고 국내 신학대에 출강하면서 한국인 제자 여럿을 일본 선교사로 키웠다.
31년 전 한국에 함께 왔던 요시다 목사의 큰딸은 숙명여대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센다이에서 목사 남편의 개척교회 목회를 돕고 있다.
요시다 목사는 “한국과 일본은 국민성은 많이 다르지만 서로 협력해야할 친구이자 가족”이라며 “나에게 한국은 인생의 절반을 바친 제2의 조국”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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