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01.jpg

▲ 작지만 새로운 개혁의 패러다임을 실천하며 교회를 개척,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는 교회들. 건물 없이 쉬는 레스토랑 한 곳을 정해 예배를 드리는 '마하나임교회' 성도들.


목사에게 있어 하나님의 부르심은 너무나 중요하다.
목사는 자신의 열심과 결심만으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사 과잉 공급과 현 청빙 시스템의 문제로 기성교회에서의 사역이 녹록지 않다.
그래서 편안하고 안정적인 기성교회에서의 사역을 포기하고 결국 교회개척 쪽으로 마음을 굳히게 된다.
건강한 목회를 꿈꾸며 교회 개척에 도전하는 이들에게서 한국교회의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개척교회 상황은
한국교회 교인은 줄고 있는데 목사는 과잉 배출되고 있고 개척교회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예장 통합의 경우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최근 10년간 교회 수는 6793개에서 8162개로 늘어 약 20% 증가했다.
교인 수는 232만8413명에서 285만2311명으로 늘어 약 23%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목사의 수는 1만415명에서 1만5521명(증가율 49%)으로 늘어 교회와 교인 수 증가율을 배 이상 앞질렀다.
예 장 합동도 상황은 비슷하다. 예장 합동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교회 수는 6795개에서 1만1456개로 늘어 약 68% 증가했고 교인 수는 230만327명에서 295만3116명으로 늘어 약 28%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목사의 수는 1만424명에서 1만9268명(증가율 84%)으로 늘었다.
결국 한국 교회에서 목회자 과잉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무분별한 목사 안수를 자제해야 한다.
미인가 신학교에서 배출하는 목회자 수는 통계로 잡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갖가지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목사가 돼도 임지를 구하지 못하는가 하면, 큰 준비 없이 우후죽순처럼 교회를 개척하고 개척교회 대부분은 미자립교회가 된다.
조 성돈(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실천신대원 목회사회학) 교수는 “무너지는 교회들이 즐비한 상태에서 굳이 개척을 할 필요성도 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이라며 “뿐만 아니라 목회자들도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개척에 대한 성공 확신 없이 어쩔 수 없이 개척에 뛰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신-02.jpg

▲ 처음부터 북카페를 인수해 교회를 개척한 '꿈이있는교회'


개척교회가 살아남으려면
한국개발연구원(KDI) 영세 사업자 실태분석 보고서를 보면 여관의 생존기간이 5.2년, 태권도장이 3년, 치과의원의 생존기간이 평균 4.9년으로 나온다.
일반 음식점 등은 길어야 2∼3년이다. 즉 100곳 중 75곳은 3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의미다.
종교사회학자들은 교회 역시 리사이클 기간이 2년에서 3년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
1년에 국내 모든 개척교회가 인테리어로 버리는 비용이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개척교회는 인테리어를 하는 순간부터 망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항간에는 인테리어 업자들을 교회와 식당이 먹여 살린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작 은교회세우기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개척하는 교회들은 자체적으로 교인이 증가(자립)해 목회자가 교회로부터 정상적으로 생활비를 받을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결론적으로 버젓한 예배당이 있는 빌딩 교회로는 개척 성공률이 제로라는 것이 현 시대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예비 목회자들은 여전히 선배들과 같은 방법의 개척을 모방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들이 이제껏 본 것이 빌딩 교회이고 대접받는 큰 교회 목회자만 언론에 나타나기 때문에 목회성공의 로또를 꿈꾸면서 아무런 대책 없이 빌딩 처치만을 꿈꾸는 것이다.
조 교수는 “개척교회들이 무너져 가는 반면 교회의 형태를 새롭게 개척하는 모델들도 생겨나고 있다”며 “분가선교도 새로운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거룩한빛광성교회(담임 정성진 목사)의 경우에는 창립 15년 만에 17개 교회가 개척해 나갔다.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는 부목사 중 매년 한두 명씩 개척을 해나가는데 재정도 지원해 주고 교인들도 데려갈 수 있게 한다.

대안은 새로운 개척의 패러다임
복음화율은 낮아지는데 작은교회가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작지만 새로운 개척의 패러다임을 실천하며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는 교회들이 있다.
건물 없이 개척해 현재 건강한 목회를 하고 있는 교회들이 있다.
건 물 없이 개척하고 목회자 부부가 ‘투잡’을 하는 ‘오산 하늘땅교회’(이재학 목사), 주일날 휴무하는 서울 혜화동 식당을 빌려 예배를 드리는 선교 중심의 ‘마하나임교회’(윤병국 목사), 일명 카페교회이면서 작은교회를 표방하는 ‘동네작은교회’(김종일 목사) 등. 이들 교회는 전체 예산의 40%이상을 선교에 드린다.
색다른 교회들도 있다. 문화체육시설을 교회로 건축해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예안사랑의뜰안(이태영 목사), 노숙인교회인 수원 행복한 집(최병일 목사) 등도 모델 케이스다.
미 국의 남침례교회를 모델로 개척선교사를 양성, 개척교회에 파송해 교회를 세워주고 성장하면 다른 교회로 가는 형태로 2년간 임상실험중인 정은교 목사, 처음부터 북카페(figtree)로 교회를 개척한 꿈이있는교회(강한일 목사) 등도 있다.
조 교수는 “한국교회가 살 길은 새롭고 신선한 모델을 찾는 것”이라며 “이러한 교회들이 자꾸 생겨날 때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특집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