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교회 성현모·김지선 목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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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선 사모가 16일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 마라톤교회에서 "유명한 찬양사역자들 못지 않게 찬양 인도를 멋지게 한다"는 성현모 목사의 칭찬을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음악이라는 선물을 통해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신앙을 갖고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들은 실력도 금방 늡니다.”
경기도 평택시 합정동 상가건물 2층 마라톤교회에서 16일 만난 성현모(50) 목사는 “교회를 개척한 2007년 이후 힘들지 않은 시기가 없었다”면서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기까지 아내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마라톤’이란 특이한 교회 이름은 역경에 처한 사람들이 복음을 전해 받고 인생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성 목사가 지은 것.
명지대 음대를 졸업한 김지선(39) 사모는 교회 인근에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학원 수익은 모두 임대료, 전기세 등 턱없이 부족한 교회 재정을 충당하는 데 쓰인다.
김 사모는 “부족한 교회 살림을 그럭저럭 꾸려나갈 수 있게 된 점이 좋다.
무엇보다 학원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이 가장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모는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부모와의 갈등 등 학생의 개인적인 문제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면서 “학생과 신뢰 관계가 형성되니까 거부감 없이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극도로 떨리는 순간에 학생들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하는 거 같다”면서 “피아노 콩쿠르에 나가서 연주를 앞둔 학생과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하면 그 학생은 반드시 나중에 믿음이 깊어진다”고 했다.
믿음의 힘 덕분인지 김 사모가 가르친 학생들은 각종 음악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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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선 사모가 마라톤교회 인근의 자신이 운영하는 피아노학원에서 김규리(12)양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김 사모는 "평택시교육청이 주최한 예능대회에서 규리가 최고점을 받았다"면서 즐거워했다.


지난 6월 평택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예능대회에서 김 사모가 레슨을 한 초·중·고교 학생이 각각 최고점을 받았다.
교회 성도 수는 개척 당시 0명에서 30여명으로 늘어났다.
학원 학생들뿐 아니라 그 부모에게까지 ‘교회와 음악학원의 선한 시너지 효과’가 전해지면서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김 사모는 교회 근처 학원 외에 평택 시내에서 음악학원 3곳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개척교회 사모나 그 딸들을 음악교사로 일할 수 있게 했다.
마라톤교회뿐 아니라 다른 교회에서도 음악학원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고 재정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뜻에서였다.
성 목사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통해 대출을 해서까지 무리하게 음악학원을 확대한 이유는 어려운 다른 교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성 목사는 또 3년 전쯤 문을 닫은 평택중국인교회, 바울선교회와 협동목회를 하고 있다.
자립하지 못한 교회들끼리 손을 잡고 힘을 합하는 방식으로 생존하는 것이다.
평택중국인교회 류화평 목사는 “도저히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길거리로 나앉게 됐을 때 마라톤교회에서 배려를 해 줘서 중국인들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성 목사는 처음에 자신의 고향인 수원에 교회를 개척하려고 했다. 그러나 상가를 임대한다는 광고를 보고 건물주를 만나보면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보증금 다 제하고도 월세를 못 내서 버티고 있는데도 목사님이라서 나가라는 말도 못 꺼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이유였다.
성 목사는 농촌진흥청에서 20여년 근무를 하다가 2005년 수원개혁신학교에 들어간 뒤 2009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는 “처음 교회를 세웠을 땐 전기세 때문에 난방기기도 못 켠 상태에서 새벽예배를 드렸다”면서 “겨울이 그렇게 추운 건지 전에는 몰랐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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