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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한국교회는 이념 지역 세대로 나뉜 국론을 통합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기독교 가치관을 통해 개인과 가정, 사회를 살리는 복음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높은 투표율로 마감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선거전의 열기는 덜했지만, 한국사회에 내재된 좌우 이념 대립, 지역·세대 간 갈등은 고스란히 표출됐다. 


총선 후 한국교회의 역할과 방향을 살펴본다.




사회통합의 가치를 제시하라

선거 이후 국민은 선택한 정당과 후보의 승패에 따라 마음이 뒤숭숭한 상태다. 성도라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성경은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찌니”(시 146:3)라며 유한성을 지닌 정치인에게 기대를 걸어 일희일비하기보다 전능자 하나님께 중심을 둬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는 “디모데전서 2장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고 당부한다”면서 “총선 이후 기독교인이 취해야 할 자세는 승리에 도취하거나 낙담하는 게 아니라 경건과 단정함으로 평안함을 찾고 당선인이 맡겨진 직분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도록 중보기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할 일은 코로나19로 고통 중에 있는 국민을 위로하고 사태 극복과 경제 재건, 사회통합을 위한 정신적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라며 “그럴 때 이념과 지역으로 찢긴 이 나라가 성숙한 선진 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정호 대전·세종·충남·충북 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도 “이번 총선을 통해 기독교인을 표방하며 특정 정파의 이익만 대변했던 이들의 실체가 드러나 자정의 기회가 됐다”면서 “선거 이후 교회는 진영논리에 빠지기보다 헌법정신을 지키면서 사회통합의 가치를 어떻게 제시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독교 세계관 확산에 주력하라

이번 선거에선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교회와 정치의 관계, 정교분리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한국교회와 성도들도 이를 통해 한층 성숙한 정치의식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훈 울산대 교수는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사태와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가 굉장히 중요하며, 정치인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 정당의 정치이념, 의회 구성, 대통령의 역할이 종교의 자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물론적 무신론에 기반한 정치세력의 영향력이 커지면 교회와 세계관 전쟁이 불가피하다”면서 “기독교 철학이 정당과 법안으로 스며들게 해야 종교·표현의 자유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창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사무총장은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차별금지법 등의 이슈는 계속 제기될 것”이라며 “교회는 국회가 제 일을 할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감시와 견제,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진영논리에 기대지 말고 설득력을 갖고 신앙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신평식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은 “교회가 설득력 없이 목청만 높였다간 오히려 역풍을 맞고 정치 프레임에 갇히고 말 것”이라면서 “기독교 세계관이 가정과 기업, 학교, 사회를 건전하게 하는 참된 가치라는 것을 차분하게 설득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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