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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원 총신대신대원 교수가 21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총회 정년연구를 위한 공청회'에서 '정년제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목사·장로 정년 연장이 가져올 긍정적·부정적 영향은 무엇일까. 정년을 유지하면서도 이 시대가 처한 목회환경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정년연구위원회(위원장 고영기 목사)가 21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이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공청회에서는 서창원(총신대신대원 역사신학) 양현표(총신대신대원 실천신학) 이희성(총신대신대원 구약학) 김근수(칼빈대 총장) 교수가 각각 ‘목사 정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목사 정년 제도에 관한 사회학적 관점에서의 연구’ ‘국내외 주요 교단의 목회자 정년제도 비교 연구’ ‘목회자 은퇴연장에 관한 효용성과 확실성에 대한 목회사회학적 연구’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 교수는 “교회 성직자의 정년 문제는 세상의 노동비용과 생산성만의 문제로 접근할 수 없다”며 “성직자가 노동자가 아니고 교회 역시 물건을 생산해 내는 기업이 아니며 성도와 목회자와의 관계는 고용주와 고용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목회 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데 버티는 경우’ ‘농어촌교회의 조직교회에서 미조직교회로의 전락과 노회의 존립 문제’ ‘젊은 목회자의 목회지 부족’ 등 정년제 연장이나 폐지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지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목회자 자질에 문제가 생기면 노회가 나서서 권고사직을 하게하고 회중들이 목회자를 원치 않을 때는 노회가 조정에 나서 다른 교회로의 이직을 주선할 수 있다. 


노회 존립의 문제는 교단 정치권 인사들이 명예욕을 내세우지 않으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를 거듭하며 줄고 있는 신대원 지원률을 고려하면 목회자 수급 문제가 발생하고 목회자 후보생을 구하지 못해 목회자가 과거처럼 여러 교회를 목양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정년제를 연장하기 보다는 폐지하되 총회가 ‘목회연장문제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한 심의를 거쳐 교회에 결과를 전달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정부가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평생법관제도’의 운영을 살펴보면 접목할만 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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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표 총신대신대원 교수가 21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총회 정년연구를 위한 공청회'에서 '목사 정년 제도에 관한 사회학적 관점에서의 연구'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양 교수는 교단 내 목사 수급 현황에 대한 통계 분석 결과를 소개하며 “총회 차원에서 수년 내에 닥치게 될 목사 부족 현상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 수와 신학교 졸업생 수가 유지 및 감소되는 경우의 수를 4가지로 나눠 목사 수급현황 예측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4가지 경우의 수 중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교회 수와 신학교 졸업생 수가 모두 감소할 경우’로 가정했을 때 2028년부터 목사 부족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때 정년을 1년 연장한다면 2031년 2년 연장의 경우 2033년, 3년 연장의 경우 2035년까지 부족현상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외 주요 교단들의 목회자 시무 정년에 관한 규정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미국개혁교회 교단(RCA)의 규정 접목을 제안했다. 


RCA는 목회자 정년을 70세로 규정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정년을 연장해 시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교수는 “교회에서 항존직에 속하는 목사의 임기를 다룰 때 유기적 조직체로서 개 교회의 특성을 살릴 필요가 있다”며 “전체 교단의 일률적 정년 연장 혹은 축소가 아닌 현 정년을 유지하면서도 개교회 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목회자의 정년을 정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회의 현실을 고려해볼 때 미국의 주요 교단 같은 정년의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교단에서 큰 틀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개 교회 목회 환경을 고려해 소속 노회를 거쳐 임기를 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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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기 예장합동 총회정년연구위원장이 21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총회 정년연구를 위한 공청회'에서 공청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공청회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교단 내 목회자와 장로 등 2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될 목회환경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정년연장안이 연구됐다면 더 실효성이 있었을텐데 아쉽다”며 “성도 수 감소에 따른 지역 내 목회자 간 협력, 교회의 통합 운영 등이 정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청회에 앞서 진행된 예배에서 김종준 예장합동 총회장은 “정년 연장안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교단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선택은 자유지만 그 기준은 분명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한다”고 설교했다. 


이어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고 인간에게서 가공된 것은 완전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것이 우선된다면 교단을 발전시키는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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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준 예장합동 총회장이 21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총회 정년연구를 위한 공청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참석자들에 대한 체온 체크를 비롯해 손소독제 비치,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 여분 마스크 지금 등 7대 감염 예방 규칙이 지켜진 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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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예장합동 부총회장이 21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린 '총회 정년연구를 위한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공청회에서는 지난달 104회 총회 총대들을 대상으로 ‘목사·장로 정년연장안’에 대해 설문조사한 통계자료가 공식 공개됐다.


조사에서는 총대들이 목사·장로 정년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교회의 현실과 사회적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43%가 ‘현행(만 70세) 유지’, 12%가 ‘하향 조정’이라고 응답해 과반 이상(55%)이 정년 연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년 연장’을 찬성하는 총대는 4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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