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목사를 아끼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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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조용기 원로목사 가족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창립 이래 교인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대체 왜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일까?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조용기 원로목사 가족들의 사퇴를 촉구하며 서명운동까지 벌이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조용기 목사를 아끼는 마음 때문이란 분석이다.
<크리스찬노컷>

 

대다수 교회 정서가 그렇듯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에게 교회를 창립하고 평생 헌신해 온 조용기 목사는 ‘영적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교인들은 은퇴하는 조용기 목사를 위해 지난 2008년 5백억원의 헌금을 출연해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을 설립했다. 조 목사가 은퇴 이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제2의 사역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운영권을 놓고 교회측과 조 목사 가족들과 갈등이 벌어졌다.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 4월 교회측이 조용기 목사 가족들의 교회 내 역할을 제한하기로 결정한 이후 표면화됐다.
올해 초 조용기 목사와 가족들의 거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는 조용기 목사의 아내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은 한세대와 해외선교만 맡도록 하고, 장남인 조희준씨는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교회 관련기관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했으며, 차남인 조민제씨는 국민일보만 맡도록 결정했다.
이후 교회측은 김성혜 총장을 포함한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진 전원이 사표를 제출해 공식 수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성혜 총장측은 이사진이 제출한 사표를 조 목사가 반려했다면서 김성혜 총장과 김창대 장로를 공동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이어 김성혜 총장은 이사장 추대를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창대 장로는 법인 대표이사로 등기를 마쳤다.
현재 사랑과행복나눔재단 등기에는 대표이사였던 조용기 목사가 사임해 물러나고, 김창대 장로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교인들이 조용기 목사의 은퇴 이후 사역을 위해 거액을 들여 설립한 재단에서 조용기 목사가 사실상 배제된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집단 서명운동에 나선 것은 이같은 흐름을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인들은 서명취지문에서 조용기 원로목사 외에 그 누구도 재단 이사장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조용기 원로목사의 가족과 그들을 추종하는 인사들은 재단 이사장과 임원, 기타 일체의 직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조용기 원로목사가 재단 이사장직 사퇴의사를 철회하고 교회가 추천하는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당초 교회의 재단 설립목적에 따라 공정하게 재단을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재단 이사장과 임원으로 등재돼 있는 이들에게는 재단 운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재단명의의 예금을 인출하거나 재산을 사용, 처분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수호발전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종태 장로는 “조용기 목사 없는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을 교인들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재단이 조용기 목사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교인들이 기도하며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원은 모두 807명, 이 가운데 5백여 명이 주일인 지난 24일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당회가 앞장서 장로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자 현재 교회 내 각 구성원들도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인들은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의 설립자는 다름아닌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 자신이며,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은 설립 목적에 맞게 조용기 목사를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같은 교회 내 여론은 갈수록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종태 장로는 “현재 법적으로는 교회가 불리한 처지에 놓여있지만, 조용기 목사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을 운영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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