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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에서 왜 이렇게 불교 소식을 많이 싣는 거지?’
신문 독자들이라면 요즘 자주 느꼈을 이같은 느낌은 사실로 뒷받침됐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가 1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중앙일간지 10곳은 총 97만 3928㎠의 종교 관련 기사(사건, 인물, 자료 등)를 게재했다. 그 중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 종교는 불교로 38만 8305㎠를 차지했다. 그 뒤를 기독교(24만 5710㎠)와 천주교(19만 2850㎠)가 이었다. 이슬람교 보도는 6만 1436㎠로 집계됐고, 한국 교회가 이단으로 분류한 집단의 경우도 1만 1663㎠를 보도했다. 교회언론회는 기사가 게재된 면의 사이즈를 실제로 매일매일 측정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한편 교회언론회가 중앙일간지의 종교 보도 모니터링을 시작한 2004년 이래 기독교가 보도 분량이나 빈도면에서 1위 자리를 타종교에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회언론회는 2004년부터 매 3년마다 이같은 중앙일간지들의 종교 보도를 분석해오고 있다.

2004년엔 총 5272건의 종교 관련 보도 중 기독교가 2344건으로 1위였고, 2위인 불교는 1510건이었다. 이밖에 천주교(582건), 기독교 이단(206건), 이슬람(124건) 등의 순서로 기독교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2007년에도 전체 종교보도 5129건 중 1위는 기독교로 1783건이었다. 불교는 1480건, 천주교는 633건, 이슬람은 237건 등이었다.

2004년과 2007년을 비교했을 때 기독교 관련 보도가 줄고 불교 보도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도 감지됐다. 2004년엔 기독교 보도가 불교에 비해 834건 많던 것이, 2007년엔 아프간 피랍 사태에도 불구하고 1위 기독교와 2위 불교는 303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당시 교회언론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피랍 사건 이후인 2007년 7~9월의 기독교 관련 보도가 그해 전체 기독교 보도의 53%를 차지했다. 따라서 아프간 인질 사태가 아니었다면 기독교 관련 보도가 현저하게 줄었을 거란 게 당시 교회언론회의 분석이었다. 따라서 올 상반기에 불교 보도가 기독교 보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은 충분히 예견이 가능했던 것이다.

기독교 관련 보도를 가장 많이 한 언론사는 2004년의 경우 국민(397회, 미션란 제외), 한겨레(310회), 조선(308회), 한국(300회), 동아(261회), 경향(199회), 중앙(192회), 문화(167회), 서울(127회), 한국경제(83회) 순이었다. 2007년엔 국민(미션란 제외), 한겨레, 한국 등의 순이다. 반면 올 상반기의 기독교 보도 순위는 중앙, 국민(미션란 제외), 한겨레, 문화, 조선, 한국, 경향 등의 순서다. 2004년, 2007년에 비해 중앙일보가 기독교 보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불교 관련 보도에서는 경향이 변함없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04년 경향, 한겨레, 문화, 중앙, 서울 등의 순서였고, 2007년엔 경향, 동아, 문화, 서울, 조선, 중앙 등의 순서였다. 올 상반기엔 경향, 한겨레, 중앙, 조선, 한국, 문화 등의 차례로 불교 관련 기사를 많이 내보냈다.

기독교에 대한 보도성향은 2004년의 경우 긍정적 보도가 50%, 부정적 보도는 10%, 사실보도는 40%였다. 하지만 교회언론회는 2007년과 올 상반기 보도성향에 대한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프간 피랍 사태가 있었던 2007년과 그 이후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언론사의 기독교 보도 성향이 다소 부정적 기사가 많았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교회언론회 관계자는 “왜 누락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 기사를 많이 내보낸 언론사로는 2004년엔 한겨레가 27%로 1위를 차지했다. 문화(21%), 서울(17%), 한국(10%) 등이 뒤를 이었다. 2007년엔 언론사별 보도성향을 발표하지 않았다. 올 상반기 보도성향에서는 한겨레가 2004년에 이어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 기사를 가장 많이 내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는 5개 기사 중 1개(20.41%)꼴로 부정적 보도를 내보냈다. 뒤를 이어 한국일보(8.63%), 경향신문(7.25%) 순으로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 기사를 많이 내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교에 대한 부정적 기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2004년엔 불교에 대한 긍정적 보도 비율이 60%가 넘는 언론은 경향, 동아, 문화, 서울, 중앙, 조선, 한겨레, 한국 등이었다. 반면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 보도 비율이 60%가 넘는 곳은 국민, 중앙, 조선 3곳에 불과했다.

교회언론회는 내년초 2010 중앙일간지 종교보도를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거기엔 비판 보도, 긍정 보도, 사실 보도로 나눈 각 언론사의 종교보도 성향도 포함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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