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민주주의 수호... 피 흘리는 미얀마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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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시민들이 지난 26일 만달레이 거리에서 차를 타고 가던 도중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군부 쿠데타 반대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전직 교사인 마소(가명)는 택시운전사 남편과 최근 대학시험에 통과한 아들, 중학생 딸과 함께 산다. 

지난해 암 진단을 받은 그는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이후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CDM)에 가담해 싸우는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 

곧이어 미얀마 형법 505조에 의해 기소된 그는 처벌을 피해 거처를 외딴 지역으로 옮겨야 했고, 수혈을 받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의료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마소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보내주신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치료받을 수 있는 것에 너무나 기뻤고,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미얀마를 위해 기도하시는 한국교회의 모든 분을 위해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우리 미얀마 시민들의 혁명이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양곤에서 석공으로 일하는 사 파잉(가명·23)은 부친이 돌아가신 후 여섯 가족의 장남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미얀마 군부의 집단 발포로 최악의 유혈사태가 일어난 지난 3월 14일 파잉도 총격으로 중상을 입었다. 

당일 바로 수술하고 이달 초 두 번째 수술대에 올랐다. 

총상으로 일을 못하자 현재 여동생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파잉은 "한국의 기독교인들로부터 의료지원과 가족생계비 지원을 받았을 때 기뻤습니다. 앞으로 5개월 동안 일할 수 없지만, 이 지원 덕택에 버틸 수 있습니다. 저는 봄 혁명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지 않고 자부심으로 느낍니다. 회복되면 계속해서 혁명에 참여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고마움과 어려움. 

미얀마에서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이들이 도움을 준 한국교회에 전해오는 편지의 주요 내용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국제위원회는 현지어로 작성된 편지 일부를 우리말로 번역해 30일 공개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는 미얀마 시민들의 의지가 담겨있다.

철도 공무원인 23세 마툰(가명)은 "군부가 국가를 파멸로 이끌고 있기에 집을 나와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NCCK 국제국장 신승민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얀마 지원이 일시적 끓어오름이 아니라, 2~3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으로 진행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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